나라장터를 알아야 입찰이 가능하다~
홍보 대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바로 입찰이다. 제안서를 작성하고, PT(프레젠테이션)에 참여 후 홍보 수행업체로 선정되어야 홍보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대행사를 선정하는 입찰(비딩, Bidding) 과정에 있어서 공공과 기업이 참여하는 방법이 많이 다르다. 공공홍보 입찰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1순위는 '나라장터 이해하기'다. 나라장터는 국가기관인 조달청이 운영하는 전자조달 시스템으로, 정식 명칭은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이다.
# 공공 PR의 입찰 참여 방법 : 나라 장터를 통한 공개입찰
나라장터에서 공개 발주된 사업을 확인 후 기본 자격을 갖춘 업체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기본 자격이라 함은 광고대행업 등 해당 사업의 업종코드가 등록된 기업을 말한다. 종종 업종코드 미등록으로 인해 제안서를 작성해도 제출할 수가 없는 경우가 발생하니 가볍게 넘기지 말고 꼭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의 업종코드는 여러 개 등록해 두는 것이 좋다.
공공기관은 홍보 사업을 나라장터에 등록할 경우 공개 입찰을 위한 발주계획, 사전규격공개(사전 공고라고 하며 공고 전 본 사업에 대한 의견을 받기 위한 절차. 공고기간은 통상 7일), 본공고의 순서로 입찰 공고를 게시한다. 사전 설명회는 대부분 하지 않지만 진행할 경우 제안요청서에 제시해 두고 그 날짜에 참여한 기업만 입찰 자격을 주는 경우도 많다.
<나라장터 입찰 프로세스>
발주계획 - 사전규격 - 입찰공고 - 제안서 제출(가격 투찰) - 제안평가 - 개찰결과 - 계약현황
처음 공공홍보 대행사에서 업무를 할 때 공공홍보 입찰 용어도 낯설고 나라장터 발주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나라장터, 조달, 우선대상협상자, 사전규격, 가격 입찰, 발주, 제안요청서, 과업지시서, 낙찰방법, 투찰, 협상에 의한 계약... 이런 단어는 일반 대행사에서는 잘 쓰지 않는 용어라 적응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업홍보 대행사에서는 비딩과 *RFP로 쓰다 갑자기 입찰, 제안요청서라고 말하면 다른 뜻 같아 순간 당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홍보 대행사에서는 대부분 영어로 말하고, 공공홍보 대행사에서는 한글로 이야기한다.
부처에서 발주되는 대규모 홍보 사업은 새해가 되기 전 12월 말부터 연초 1월, 2월에 가장 많이 발주가 되고 그 아래 산하기관들의 사업들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발주된다. 때문에 대행사들은 연초가 가장 바쁜 시기이다. 매해 같은 사업이 같은 시기에 발주가 되기 때문에 대행사에서는 그 시기에 맞춰 어떤 사업의 제안서를 작성할지 본부별, 팀별로 계획을 세우고 공고가 나기 전부터 사전준비를 시작한다.
*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는 발주자가 특정 과제의 수행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제안자가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문서이다.
#서류준비
공공 입찰의 경우 사업자등록증을 비롯해 제안서와 함께 제출해야 할 구비 서류가 십여 가지, 수십 장에 달한다. 기업 홍보 대행사에서는 볼 기회가 없었던 기업의 재무제표, 실적 증명서, 참가 인력의 졸업증명서, 재직증명서, 건강보험득실자격, 보안 서약서 등등 생전 처음 보는 서류도 많고 기관별로 요구사항도 조금씩 달라 서류 준비가 제안서 작성하는 만큼 힘들었다. 경영지원실에서 함께 준비를 해주지만 최종 확인은 담당자의 몫이다.
평가에 있어 회사 전반적인 재무나 경영관련된 사항은 필요하겠지만 그 사업의 참여인력 모두의 모든 증명서를 한 번에 제출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개인 정보에 대한 과도한 요청 같기도 하다. 제안서 평가와 회사 평가가 만족되고 최종 선발된 1위 업체에게 증빙용으로 요청하면 되지 않을까? 증빙이 부적합한 경우 그다음 점수가 높은 업체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방법이 좀 더 합리적인 것 같다며 매번 서류 준비를 하면서 생각했다.
#제안서 작성과 제출
공공홍보 제안요청서에는 해당 과제의 목적 및 목표, 과업 내용, 기대효과, 수행기간, 금액(Budget), 참가자격, 제출서류 목록, 제안서 목차, 평가 기준 등의 내용이 아주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제안서는 대부분 PPT(파워포인트)로 작성하지만 홍보 사업 중에서도 '컨설팅'이라고 이름이 붙은 사업은 또 대부분 한글 문서로 작성한다.
공공의 경우 입찰에 참여하고 싶은 많은 기업에게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경쟁률이 꽤 높다.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 채널이 주요 홍보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소규모 온라인 대행사가 급속히 늘어나 입찰에서 온라인 분야 경쟁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주가 힘겨워 더 많은 제안서를 써야 하는 대행사 담당자들이 나라장터를 하루에 여러 번 드나들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제안서 제출방법은 보통 방문 제출(우편제출 불가), 온라인 제출 두 가지 형태이다. 최근 나라장터로 온라인 제출이 늘어나고 있다. 제출 방식에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사항은 시간 엄수이다. 방문 제출은 서울이나 지방 조달청, 혹은 기관으로 직접 제출하러 이동해야 한다.
방문 제출은 보통 10부가량 제본 후 제출한다. 예전에 100페이지가 넘는 제안서를 10부 제본해 울산에 위치한 공공기관에 오후 4시까지 제출해야 했다. 직원 2명이 KTX를 타고 오전에 출발해 저녁이 되어야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 직접 제출은 시간, 제본비용, 교통비, 인건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때문에 공공 PR을 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제안서는 온라인 제출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아주아주 크다.
나라장터로 제출할 경우 전날 미리 제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제출 마감은 보통 오전 10시라 마지막날 제출할 경우 변수가 많이 발생한다. 컴퓨터 시스템 문제나 제출자의 실수로 시간을 초과해서 제출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온라인 제출은 출력도 제본도 필요가 없어서 훨씬 간편하고 시간도 덜 걸린다.
* 공공입찰의 장단점 : 공개 입찰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률은 누구도 모르는 일. 최근 업체들의 수도 많아 경쟁률은 더욱 세지고 있다. 기업홍보 할 때는 상상도 못 한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경험하게 된다. 구비서류와 제출 절차가 까다로워 제안서에 모여야 할 집중력이 여기저기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