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는 세부 행동 지침이다
"공지했는데, 안 보셨어요? 1년도 넘었는데요."
말을 하면서 나는 그 메일을 찾고 있었다. 쉽게 나오지 않았다. 직원에게 한 말이 그대로 내게 돌아왔다.
클로징 후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업무에 치여 정작 내 방식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것이 실수였다.
냉정하게 들여다봤다. 신입사원 OJT마다 주요 공지를 별도로 추출해서 안내하고 있었다. 공지가 제대로 기록되어 있었다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직원이 모른다고 하면 "OJT 때 말씀드렸고, 문서도 있습니다"라고 했다. 복무부터 안전까지, 회사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공지들이었다. 공지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 있었다. 직원 입장에서는 혜택은 그대로인데 통제만 늘어난 셈이었다. 그리고 그 통제는 전부 내 이름으로 나가고 있었다.
직원들은 공지 내용을 확인하려면 오래된 이메일을 뒤져야 했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문제는 정책이 아니었다. 방식이었다. 회사의 공식 정책이 한 사람의 지시처럼 보이는 구조.
나는 스스로 과녁이 되고 있었다.
정책은 회사의 원칙과 절차를 통해 만들어진다. 세부 실행 계획이 나오고, 그 마지막 단에서 내가 직원들에게 공지를 했다. 화살을 쏜 것은 구조였는데, 과녁은 나였다.
가슴이 아팠다. 직원들은 오랜 시간 그것을 참았다. 면전에서 말하지 않았다. 고마웠다. 진작에 바꾸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불만의 방향이 나를 향하는 동안, 나 자신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일하고 있었다.
외부를 바꾸는 데 그토록 공을 들이면서, 안을 먼저 바꿨어야 했다. 공지 방법론이 더 일찍 바뀌었다면, 변화는 더 빠르게 임직원 전체에 닿았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 그래서 강하게, 빠르게 밀어붙였다.
바꾸었다. 전산 시스템을 통한 공지로 전면 전환했다. 카테고리별 분류, 문서 번호 자동 부여, 관련 근거 명시, 문의처 안내. 공지의 시작점을 나에서 회사 시스템으로 옮겼다.
당시 반대 의견도 있었다. 굳이 시스템까지 해야 하느냐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공지는 세부 행동 지침이다. 구성원이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데 기준이 되는 것. 그렇다면 시스템에 남겨야 했다. 지금 있는 직원만이 아니라, 앞으로 올 직원들을 위해서도.
나의 업무 방식도 함께 바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