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전

by 이연수



고양이 사전





나이 든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돌보는 방법에 대한

돌봄 본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처음이 머물러 있는 동안 궁리가 멀어진다.

나이 든 고양이의 목소리와 수염이 가라앉고

꼬리를 흔드는 동안 기억이 지나간다

어미의 체취가 그리워

나이가 들수록 그루밍*은 더뎌지고

발톱이 무뎌지고

안아달라 만져달라

엉거주춤한 공이 굴러가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를 재깍이며

오전과 오후를 뒹굴고 논다.

혓바닥이 핥아주면

되돌리는 발걸음이 빈번해지고

가라앉은 수염과

눅눅한 어둠은 건너가지 못하고

지루함은 통증을 견디고

나이 든 고양이를 떠나지 않는

그루밍도 무거워지고

낯선 수염과 방울 소리 들리지 않고

자라지 못하는 발톱이 숨어있다

떠나지 못한 그루밍은

나를 쓰다듬고




*그루밍 : 고양이가 자신의 몸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혀에 침을 묻혀 온몸을 핥거나

이빨·발톱으로 털을 다듬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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