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았다

by 이연수




닮았다



나를 선택한 시간이다

아침에 강아지는 복종을 맹세한다.

나의 표정과 생김새로 닮아간다

내가 걸을 땐 걸어야 하고

내가 뛰어갈 땐 뛰어야 하고

내 옷은 한결같지 않고

강아지 옷은 매일 한결같고

표정도 매일 같다.

내 옆에서 맴도는 동안

깜박이는 시선과 후각이 예민해지는 시간은

친구를 찾아 반가움이 야생으로 튀어 오르고

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힘을 다해 벗어나려 해도 제자리를 맴돈다

나를 선택했던 시간

강아지는 새로운 복종을 맹세한다

밤이 굴러오면

별을 머리 위에 두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복종을 맹세하며

매일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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