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
벨라루스에 가면 밤마다 달리는 유령버스가 있다
유령은 태생 확인이 불가하다
늦은 밤이면 도시와 도시 경계선
발이 없는 사람이 돌아다닌다고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검은 그림자가 나무마다 매달려
? 표 가득한 버스가 질주중이다
! 로 전해지는 속도는 침묵으로
'V' 표시를 새긴 채
버스가 향하는 종착지는 영안실과 병원임을 알고
모두가 ‘유령 버스(ghost bus)'라고 부르고 있다
버스엔 비밀이 출렁이고 질주로 시작한다
이기심과 잔인함으로 무장한 사람들
어둠이 포장된 밤은 숨가쁘게
질주하는 버스가 오늘을 과속으로 달린다
새로운 표식은 'V'
은밀함으로 향하는 동안
죽어야 달리는 버스가 있다
버스는 그렇게 죽음을 실어나르며
유령을 싣고 달린다
침묵으로 무장한 검은 그림자
휴전으로 옷을 갈아입고
하얀 그림자는 평화버스에 승차중이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전사한 러시아 병사들의 시신과 부상당한 러시아 군인들이
실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 사망하거나
다친 군인들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벨라루스로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