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어학연수를 온 지 시간이 꽤 된 시점이 되자 슬슬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얼굴이 그리워졌다. 한 달 동안은 적응기였어서 그런지 외롭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았는데 한 달이 지나니 친구들과 재밌게 놀던 때가 그리워졌다.
그래도 그리움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후회되지 않게 뉴욕 이곳저곳을 구경해야겠다는 결심이 앞섰다.
먼저 집 근처에서 인상 깊었던 곳에 대해 먼저 소개하도록 한다.
첫 번째는 노을이 멋들어진 공원이다.
앉아서 노을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공원이 이름은 Francis Lewis Park이다.
주황빛의 태양, 자갈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드넓은 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나는 답답했던 것들이 개운하게 뻥 뚫린듯한 느낌이 들었고 노을이 지는 장관에 넋 놓고 감상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원들판에 돗자리를 피고 앉아서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니 2024년 봄에 친구들과 함께 돗자리를 가지고 가서 공원에 앉아서 치킨을 시켜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고 노랫소리도 흘러나왔고 친구들과 해가 저물어가는 걸 보며 수다를 떨었었던 기억이다.
두 번째 장소를 소개하기 전에 내가 느낀 점들은 정답은 아니기에 그 장소의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게 너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장소는 브루쿨린 다리(Brooklyn Bridge)이다.
브루쿨린 다리 위에서
브루쿨린 다리에 도착하기 전에 걸었던 길도 멋있었다. 점점 저녁에서 밤으로 바뀌는 시간대였어서 그런지 사진을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나왔다. 빛나는 가로등과 함께 연파랑색의 하늘과 은은한 건물들의 불빛들은 내 기분을 훨씬 설레게 만들어 주었다.
브루쿨린 다리를 건너던 중 중간에 찍은 사진에는 불 켜진 뉴욕의 건물들이 빼곡히 세워져 있는 걸 보게 됐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보였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며 뉴욕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루쿨린 다리의 모든 광경들은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잊지 못할 정도로 감명 깊었었다.
블루쿨린 다리를 건너던 중
브루쿨린 다리 위에서의 나
다음으로 세 번째 장소는 써밋 전망대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장소들은 노을이 지는 광경이었다면 이제는 오전~낮 시간대이다.
써밋 전망대는 들어갈 수 있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어서 아침 시간대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모와 이모친구분들과 함께 가는 거였기에 긴장 반, 설렘 반이었다.
써밋 전망대에 가보니 내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질서유지를 위해서 많은 직원분들이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먼저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 가방검사를 맡아야 했고, 일반 신발을 신고 유리바닥을 밟을 순 없으니 신발 위에 신는 덧신을 신어야 했다.
그 후 사람 수에 맞춰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까지 가는 과정을 거치니 어느새 4면이 유리로 되어있고 뉴욕의 전경이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뉴욕이 멋있는 곳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뉴욕 전체 풍경을 보니 더 멋있다고 느껴졌다.
사람들도 써밋 전망대에서 잘 나오는 사진을 찍기 위해 옷도 꾸며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수많은 사람들
나도 유리바닥에 앉아서 해가 떠있을 때 사진을 찍었고 모두가 다 같이 유리바닥에 앉아서 뉴욕을 한참 구경했다.
내가 만약 뉴욕에 다시 간다면 전망대는 필수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네 번째 장소는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이다.
이곳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곳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
‘피카소’의 ’도라 마르의 초상‘
‘렘브란트’의 ‘자화상’
‘카라바조’의 ’음유시인‘
‘라파엘로, 벨라스케스, 마네, 드가, 세잔, 폴록 등등
이곳은 이집트 관부터 중세, 현대까지 다양한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이곳에 있는 작품들을 보기 위해선 하루 종일 박물관을 돌아다녀야 한다.
나는 4시간 동안 돌아다녔고 마지막 1~2관이 남았을 때는 지친 체력으로 인해 다 보지 못하고 기념품관을 마지막으로 보고 나왔었다.
다음에 뉴욕을 간다면 마저 보지 못한 곳들을 보러 갈 것이다.
다섯 번째 장소는 911 박물관이다.
내가 뉴욕에 가면 반드시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이유는 911 테러로 인한 많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 그라운드 제로‘ 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추모공간으로 네모난 벽 주변엔 희생자분들의 이름이 쓰여진 난간이 있다.
그리고 네모난 벽으로 둘러싸여서 물이 떨어지는 게 마치 폭포를 연상하게 하고 안쪽 가운데엔 또 커다란 네모가 위치해 있는 게 보인다.
그라운드 제로
구조안쪽에 커다란 네모는 떨어지는 물들이 다시 들어가는 통로로, 외부에서는 물이 계속 들어가지만 넘치지 않아 의아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물이 이중으로 떨어지기에 물이 차지 않는 구조라고 한다.
이러한 구조는 의도되었다고 한다. 내포된 의미는 911 테러로 인한 희생자들의 가족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소중한 사람들의 빈자리는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미를 알고 나서 그라운드 제로를 보니 마음이 울적해졌다.
테러라는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지 테러범들은 생각해보아야 한다.
전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많겠지만 그런 이유들로 인해서 평화롭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목숨까지 내놓게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나는 이곳에서 앞으로는 이런 끔찍한 테러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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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는 어학원에서 공부하는 것 말고도 뉴욕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보고 싶었던 곳을 탐방해보기도 했었다.
탐방을 해보니 나도 은근 용감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래 호기심이 많지만 겁도 많은 성격이라 해외에 나가서 혼자 뉴욕을 돌아다녀 볼 거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하지만 혼자서 움직여보니까 정신만 제대로 차리고 도전해 볼 열정만 있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에 번지는 불빛이 멋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끝없이 공부를 하다 보면 번아웃이 오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번아웃이 오게 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날은 쉴 수 있는 날이 생기는데, 그날만큼은 시간을 내서라도 내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을 주어야 한다. 새로운 풍경, 새로운 경험들은 나를 원래의 루틴으로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뉴욕에서 생활할 때 생활영어를 하기 위해, 어학원에 가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다 보면
중간중간에 내 실력이 느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현타가 왔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배우려고 하고 쉬는 날엔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 뇌를 새로운 환경에 처하도록 하다 보니 자연스레 원래의 환경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고 긴장되지도 않은 생활을 하며 나를 지탱하는 일상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하는 방법들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