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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잎새 Sep 30. 2022

PART2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위로를 받다.

코로나로 달라진 일상, '뷔스티에'에 빠져 있다.



나에게는 코로나 이후로 취미가 하나 생겼다. 코로나가 2020년 1월에 갑자기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서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었다. 그래서 나는  바깥에 돌아다니지 않으려고 하였고 나처럼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출근하고 곧바로 퇴근하여 집으로 들어오는 일상이 되었다.



코로나에 확진된 사람들을 뉴스에서 접하며 심각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확진자가 생기면 며칠간의 이동과 생활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확진자의 동선과 일상이 공개되면 일상과 생활에 비난을 쏟아지기도 하지만 한순간이라도 한 공간에  머물렀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2020년 코로나가 우리 일상에 들어오면서 두려움 속에서 1월, 2월을 보내고 3월이 되었다. 나는 3월인데도 공원에 나가지 않았다. 마스크로 무장한 사람들 속에서 서로가 조심하지 않으면 코로나에 확진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4월이 되어서  코로나로 집에만 갇혀 있는 동안 너무 갑갑하고 답답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꺼리를 찾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코바늘로 뜨개질하는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 뒤에 실을 사서 뜨개질을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였는데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망설임 없이 실을 주문하고 실이 왔다.



나는 영상을 보다가 알록달록 예쁜 색깔을 섞어서 만든  블랭킷이 뜨고 싶었다. 형형색색의 실을 섞어서 뜨는 블랭킷이 예쁘게 느껴졌다. 하나의 색깔로 쭈욱 뜨는 것보다 색깔을 섞어 는 것이 색깔을 고르는 재미와 배색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희한한 매력이 있을 것 같았다.



주문한 실은 면사로 모사용 코바늘 5호로 뜨는 실이다.

실을 보는데 노란색, 빨간색, 연한 하늘색, 파란색, 에메랄드 블루색 등 여러 가지의 색깔이 나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래서 나는 코바늘로 블랭킷을 뜨기로 정했다.





내가 좋아하는 블랭킷을 한코 한코 뜨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며 마음의 여유를 찾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자연스레 생기게 되었다. 헝클어진 실타래가 풀리듯 내 생각도 하나씩 풀려 나갔다. 나는 뜨개질하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뜨개질하는 시간을 좋아하다 보니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는 혼자 지낼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베란다를 카페와 공방이 공존하는 그런 장소로 만들고 싶었다. 코로나로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어 놓은 것 중 하나가 베란다를 카페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실행하여 거실에 있는 소파를 하나 베란다로 가지고 오고, 아들이 군대에 있을 때 선물로 보내준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을 하얀 미니장 위에 올려놓았다. 잎이 넓은 식물 하나도 창가에 두고 가랜더도 걸었다.



나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나는 이곳에 앉아 평화롭고 편안하게 뜨개를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해 드리고 싶다.





나만의 공간에서 한동안 블랭킷의 매력에 빠져 있다가 카디건, 조끼, 스웨터를 번갈아가며 뜨기도 다. 카디건과 조끼, 스웨트는 뜨기 쉬운 면사를 이용하여 모사용 코바늘 7호로 다. 이시영 꽃 모티브 카디건은 연예인이 입고 나와서 인기가 많았다. 나는 제대로 옷이 되어 나올지 모를 뜨개를 계속하고 있다.



나만의 취미에 빠져 뜨개를 하다 보면 행복한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 고민거리는 나를 상상하게 만들고 기쁘게 만든다. 오늘도 색색의 실을 보며 무엇을 떠볼까 고민하고 있다. 이때는 고민하는 시간도 즐겁다.

분홍색 실을 고를까, 하늘색 실을 고를까,

어떤 색깔을 고를 건지, 무엇을 떠볼 건지, 이거는 누구에게 어울릴까, 뜨개 선물을 좋아할까 등

이렇게 고민하는 시간이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올 줄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내가 즐거우니 남들이 힘들겠다고 하여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즐거워서 하는 일은 절대 피곤할 리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유튜브로 검색하다가 마음에 드는 뜨개 영상을 하나 찾았다. '뷔스티에'라고 하는 것인데 나도 처음엔 이름을 몰랐다. 뷔스티에는 조끼와는 조금 다른 뜻을 지녔다. '뷔스티에'는 어깨와 팔을 다 드러내는 몸에 딱 붙는 여성용 상의를 말한다. 나는 쉽게 몸에 딱 붙는 조끼쯤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뷔스티에는 여성스럽고 예쁘고 내 마음에도 꼭 들었다.



떠다가 잘 모르는 부분은 영상을 보며 몇 번을 돌려서 다시 보기를 반복했다. 초보자도 뜰 수 있다고 해서 코를 한코 한코 뜨기 시작했는데 어렵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다. 영상을 여러 번 반복하여 돌려보고는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다.

이틀에 걸쳐 한코 한코 뜨다 보니 뷔스티에가 완성되었다. 뜨개질을  하면서  노란색 실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아, 정말 예쁘네.


정말 예쁜 노란색이야.


마음에 들어.



혼잣말을 하며 뜨개를 하는 내 모습이 웃기면서 행복해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좋아서  웃고 있는 나를.

무슨 일을 하건 즐길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더없는 행복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 이 시간은 나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시간이다.



하나의 결과물이 생기니 뜨개 하는 기쁨이 있다.  완성하여 입어보니 여성스럽고 예뻤다. 친구들에게 선물해줄 뷔스티에도 잊지 않고 뜨고 있다.

나는 지금 '뷔스티에'에 빠져 있는 중이다.



나는 뜨개질을 한코 한코 뜨다 보면 머릿속의 잡념을 없앨 수 있고, 어쩔 때는 멍 때리기도 한다. 또 다른 고민거리를 하나하나 떠올리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지금 짬짬이 하는 뜨개질이 나에게는 휴식이고, 쉼이고, 힐링이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지만 나에게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쉬게 만드는 휴식을 안겨주는 뜨개질은 나의 유일한 취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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