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가수. 인생과 노래
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쳇바퀴 돌 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가네
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숨 섞인 말 한 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 있는 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후렴구)
창밖으로 하나둘씩
불빛이 꺼질 때쯤이면
하늘에 편지를 써
날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갔던
너를 잊을 수 없으니
내 눈물 모아서 하늘에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지친 그대 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밖에
그대를 사랑했지만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에 편지 한장 고이 접어 보내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긴, 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울까
창 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 보다 커진 내 방 안에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 다 떠난다고 여보 내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 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은 피긴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가라
김광석의 노래는 이제 시대를 초월한 영원성을 지닌다. 인간의 삶이 비록 본질적으로 비극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것을 아름다운 진실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