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소소 이야기
봄에는 청소하듯 묵은 먼지의 꽃가루를 날렸다
여름에는 내 얼굴보다 큰 잎을 달고 시원한 그늘을 주었다
천둥소리에 놀라 하늘이 소나기 눈물을 쏟았다
여름 볕 더위가 좋은지 싫은지 말매미가 요란한 괴성을 질렀다
가을에는 속성으로 이파리가 엷은 노란색으로 변했다
바람이 할퀸 넓은 이파리는 갈색으로 바뀌었다
가을이 익어 갈 즈음 넓은 이파리를 툭툭 떨구었다
바람의 저항에 빙그르 몸부림을 쳤다
잎사귀 지고 난 후 무수히 많은 갈색의 동그란 열매가 달렸다
물 빠진 가지는 북풍에 이파리도 열매도 다 잃었다
주인 떠난 까치집만 덩그러니 남았다
늦가을 바람에 나무는 울음소리를 냈고 혼자 남아 겨울을 보냈다
바싹 마른 넓은 이파리는 불이 잘 붙었다
감자칩보다 잘 부서졌고 연기로 사라지는데 수초도 걸리지 않았다
아궁이 가마솥이 눈물 흘리면 더 이상 나뭇잎을 넣지 않았다
재는 불씨도 남기지 않고 하얀색이 되었다
아궁이 재를 긁어다 텃밭 부추 위에 뿌렸다
봄날 처음 오른 부추 베어도 새 잎은 움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