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소소 여행기
욕지도
사람들이 저마다의 여행을 하고 있었다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었다
세상 아름다움에 눈 뜬 사람들이 행하는 고귀한 행위가 여행인데
삼덕항 뱃전에 섰던 사람들 분명 무뎌진 감성을 지니고 있었다
바람에 묻어온 여름 기운이 짠 내를 뿜었다
배가 허연 포말을 피우며 크고 작은 섬을 지났지만
호위 갈매기 한 마리 날지 않았다
남남으로 걸었다
같은 곳을 본 후 같이 걸었다
걸어온 길이 궁금해 뒤돌아섰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분간이 어렵다
길은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졌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었다
사람들의 합리성과 모험심이 균형을 이루어 섬은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
우리는 걸었고 배는 무시로 오갔다
섬이 길을 계속 열었다
살아있는 것들의 무늬를 망막에 새겼다
눈이 아팠다
파란 바다를 계속 훔쳤지만 욕지 바다는 미동도 없었다
고등어 살점을 입에 넣었다
찰졌다
입안이 도가니였다
뭉개진 살점을 소주로 씻었다
맛이 찰나로 사라졌다
아쉬웠다
배가 쉬이 들고나갔고 허연 포말은 섬을 계속 밀어냈다
욕지는 맛있고 멋있었다
노을 진 물비늘 너머 두미도가 검었다
묻혀온 섬 향기를 돌려주려 한참을 섰다
통영항 가는 배는 앞만 보았다
길잡이가 되어 줄 무늬만 물에 새기고
이정표는 세우지도 않았다
섬은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졌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