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이에 노란 꽃이 피었다
흙살도 없이 마른 들풀에 몸을 숨기고
검은 바위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건들바람이 가르는 회초리 소리도 참아내고
여린 꽃대에 꽃을 달았다
바위에 꽃이 피었다
하늬바람 흔들림에 굴하지 않고
대지에 붙은 서리를 녹여 목숨을 연명하더니
샛바람 편지에 묻어온 봄비에 깨어나서
바위가 꽃을 피웠다
노란 수선화가 일어났다
높새바람이 땅 위의 모든 것을 앗아갔지만
숨이 멎은 것들의 환생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더 깊이 뿌리내리는 질곡의 삶을 살아내어
바위는 꽃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