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사사소소 여행기

by 무우

기다림

바라봄의 시간사이로

떨림의 손 편지 건네고

무심한 듯 그 기다림은

나에게 밤을 허락하지 않았다

만개 벚꽃 지쳐가던 날

애끓음 타가는 마음은

그녀가 보낸 네 줄 문자에

분홍 소나기 마구 내렸다


그녀 기다림에

코는 커피냄새도 들이질 않았고

커피가게 입구의 릴리꽃도 예뻐질 않았다

전화 액정은 손가락 지문 얼룩만 졌고

흔한 스팸 문자도 찍히지 않았다

입도 대지 못한 유리잔은 눈물만 내렸고

갈라진 탁자의 나이테 속으로 파고들었다

오가는 이 밀고 당기는 문소리에

마음은 먹구름 속 번개같이 번쩍거렸다

그녀 만났던 봄날

행여 오실까 바라본 벚꽃 거리는

만개 벚꽃의 자유 사행 흩날림에 앞도 보이지 않았다

꽃잎 쫒는 동공의 움직임으로 편두통이 났다

해바라기 언덕의 바람개비처럼

내 심장은 미친 듯 맴돌이를 쳤고

배롱나무 꽃 같은 선홍 빛 입술을 훔쳐본 후

여름 소나기에 흠씬 맞은 수국꽃처럼

숙인 고개 한동안 서질 못하고

창 밖 민달팽이 지난 길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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