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다르다!!

by 이타

어릴 적 기차 창가에 앉아 달려가는 풍경을 바라보던 나는, 문득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멀리 이어진 산줄기, 아련하게 스쳐 지나가는 들판 속에서 사람들의 삶이 겹겹이 보이는 듯했다.
저마다 다른 기억과 선택, 각자의 사고 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처음 경험하는 감정이었다. 혼란스러웠고, 동시에 신비로웠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중심적 관점’을 넘어, 나는 세상의 다양성을 한순간에 깨달았다.
인류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문화적 상대주의’처럼, 인간은 각자의 경험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세계를 해석한다.
내가 가진 생각과 감정이 절대적 기준이 아님을 이해하는 순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한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철학자 칼 포퍼가 말했듯, 우리의 인식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개인의 시선 속에서 필터링된 현실일 뿐, 그 너머에는 무수히 많은 삶과 사고가 존재한다.
기차 창밖 풍경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었다. 인간 존재의 다층성과 복합성을 보여주는 작은 창이었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 손짓, 건물과 자연, 그 모든 것에 각자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경이로웠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세계의 상대성’을 직감했다.
인간은 단일한 존재가 아니다. 수많은 경험과 선택, 사고의 겹으로 이루어진 존재다.
그 이후로 사람들을 바라볼 때, 단순한 표면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복합적 삶과 고유한 이야기를 상상하려 애쓰게 되었다.

기차 창밖의 풍경과 그 속 사람들은 나에게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깨달음을 주었다.
지구 위 모든 존재가 각자의 내적 우주 속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은,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수십억 개의 마음이 동시에 존재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과거를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
그 신비와 경이는 지금도 내 안에서 조용히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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