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 할 수 있다. 앳된 얼굴을 한 대학생인턴, 필드 생활이 오래된 고인 물들, 피곤에 절어있는 매니저들, 오며 가며 의견전달하기 바쁜 작가들, 신경이 곤두서있는 PD, 그리고 연예인들이다.
연예인을 가까이서 보고 소통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이 일의 큰 메리트이다. 연예인을 처음 봤을 때 느낀 말 못 할 벅찬 감동과 비주얼쇼크는 오래도록 이 일을 하고픈 열정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 원하는 사람은 그러한 스타들을 보고도 호들갑 떨지 않는 사람이다. 자고로 입이 무거우며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해야 하고 아티스트와 가능한 사적인 말을 주고받지 않는 것.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 아티스트는 그저 일 사이에 얽힌 인물이 되어갈 뿐이었다.
“이거 받으세요, 추우시죠?”
라이징스타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핫팩을 내게 건넸다. 신인이어서 가능했던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추워서 오들오들 떠는 내가 가여웠을지도. 라이징스타가 준 핫팩을 받아 들자 피로가 눈 녹 듯 사라졌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앞으로 뜨더라도 변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