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서 오후로 모임의 시간이 바뀌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모여 삼 년째 함께하는 독서 동아리다. 공공 도서관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매년 초 모집 공고를 낸다. 해가 거듭 될수록 참여하려는 사람이 늘어 대기자가 생기는 추세란다. 기존 회원에게는 우선권이 주어져 함께하는 회원은 면이 익숙해졌다.
강사가 진행을 맡아 독서회를 이끌고 토론이 이어진다. 최근 독서 경향과 영상을 포함한 미디어가 두루 안내된다. 독서 토론에서 주고받은 내용은 따로 정리하여 SNS에 올려진다. 참여자의 연령과 직업도 다양하다. 퇴직한 사람과 전업 주부, 직장 생활을 하는 이와 명리학 전문가까지 사회 구성체가 가까이 있다.
일 년 독서 계획에 맞춰 여러 분야의 책이 선정되었다. 문학과 비문학으로 구분되고, 국내 도서와 국외에 걸쳐 읽기가 지속된다. 가끔은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거나 아예 한 페이지도 열지 못한 사람도 참석한다. 강사의 격려와 안내 덕분에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적극적이다. 시작 시각은 정해져 있지만 풀어내는 이야기에 끝나는 때는 매번 늦어진다.
책 읽기 후 토론이 거듭될수록 책 내용에 이어지는 각자의 삶에 녹아 있는 작은 경험에 웃고 우는 공감이 더해진다. 사람의 감정과 정서는 노출된 환경이 많은 부분을 보여 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과 사건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세대를 달리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 가지만 경험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책 한 권에서 다가오는 의문과 메시지는 사람들의 생각을 깨우치게 한다.
공적인 모임에서 사적인 정까지 더해진다. 가족 여행에서 특산품이 테이블에 간식으로 올라오고, 농사지은 곡식은 당일 참석자에게 주어지는 행운의 선물이 되기도 한다. 모임에 빠진 까닭으로 친환경 농법의 결과물은 언제일지 모를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다. 도서관 담당자와 강사가 건네는 차와 간식은 매번 고마운 요기 거리다.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덤으로 선정 도서 목록 중에서 개인이 원하는 서적 한 권을 일정 금액 한도에서 기관이 제공해 준다. 재미와 기쁨이 높아진다. 책 한 권 사 보는 주머니 걱정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예산이 따로 편성되어 있다는 사실 만으로 혜택 받은 동아리라는 생각이 든다. 대화에 오르내리는 이야기에 품격이 느껴진다. 독특한 시각으로 서평 못지않은 의견을 내는 이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내용이 엇갈린다. 책 한 권으로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을 때도 더러 생긴다. 책 내용과 별개로 철학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참여자의 마지막 말로 마무리된다.
정해진 시간 탓에 늘 기회는 제한적이다. 한 순배가 끝날 즈음에 한 회의 독서 토론은 종착역에 이른다. 책 읽기가 대화의 장으로 이어져 이제는 글쓰기로 연결되었다. 강사의 마무리 말이 보태어진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책 펴내기에 동참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글쓰기가 필요하기에 엮어 보란다. 읽고 말하는 마지막 과정이 쓰기라고 했던가. 어설프게 자신을 풀어내는 이야기가 길이를 늘이고 깊이가 더해진다. 글감이 더해지고 인터넷 작가로 인정받으면서 나름 자부심을 가진다.
글쓰기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 애쓴다. 쓰기의 도약은 읽기에서 비롯된다는 각오로 오늘도 책장을 펼친다. 독서 기록장이 다 채워져 간다.
반 페이지 채우기에서 어느덧 두 쪽짜리 글이 다듬어진다. 쓰는 것이 우선이다. 표현된 내용은 언제든 편집할 수 있다. 경험과 사색을 풀어내는 글감이 점점 한정이 된다. 소재 찾기가 우선인 셈이다. 일상의 모든 것이 관찰의 대상이 되고 글을 채우는 요소가 되었다. 다른 이의 언행도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에 연재하는 초보 작가의 고민이다. 매일 쓰던 것에 100일 채우고 일주일에 몇 편이 고작이다. 연재하는 날짜에 맞추기 위해 머리를 싸맨다. 산과 바다를 드나든다. 오늘과 내일이 글쓰기에 연결된다. 작은 것들이 모여 거대한 산을 이루듯 꿈은 원대하지만 욕심부리지 않으리라. 다 함께 나를 표현하는 것에 동참해 보시라. 오늘도 독수리 타법으로 자판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