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by 우영이

뱃머리가 스르르 사라진다.

언덕배기 첨탑이 눈아래 머물고

고가교 멀리 꽃잎이 나풀거린다.

커튼 아래로 괴물처럼 흐느적흐느적

등대 불빛이 반갑게 다가와

떠나는 오각형을 환송한다.

거대한 몸통은 우리의 받침대

회오리바람 가슴으로 맞닿아

숨죽인 이십사 시 손꼽아 세어본다.

붉은 기운이 발아래로 뿜어져

마중 나온 굴뚝들 뒤로 보내고

발가벗은 형체로 품에 안긴다.


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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