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다시피 한다. 요즈음 폰을 손에 펼치고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눈 뜨고 있는 동안 손을 떠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시골집, 전원주택에 살고 싶어 이곳저곳 집을 찾고 있다. 고향까지 가는 것은 멀고 원하는 근처에는 매물로 나온 집도 없다. 이제는 대도시에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이 대상이다. 위치와 가격, 크기 등을 따져 몇 차례 현장을 갔다 오기도 하였다.
집이 마음에 들면 값이 문제고, 아니면 거리가 멀기도 하다. 긴 시간을 들여 드디어 촌집, 전원주택을 둘러보게 되었다. 부동산 중개인의 안내를 받아 주택 곳곳을 살피고 또 본다. 혼자 몇 차례 방문을 하고 주택 관련 문서를 열람하면서 계약에 앞서 여러 가지 매매계약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주택매매 계약 당일, 기대하던 주택을 가지게 된다는 들뜬 마음이 앞섰다. 부동산 공인 중개 사무소에서 매매 계약서 작성을 한 후 계약금을 송금하고 즐거운 기분이다,
마당에는 유실수를 추가로 심고, 수리해야 할 것에 대한 자료정리에 아내는 바쁘다. 기쁨은 잠시였다. 일주일 만에 매매 계약서를 쓴 집주인이 집을 팔지 않겠다고 연락이 왔다. 사정이 생겼으니 계약을 파기하자고 한다. 약간의 비용은 배상을 해 주겠다며 지속적인 연락을 해 온다. 며칠 전에 매매계약을 한 우리는 당황스럽다. 긴 시간 살펴보고 선택을 한 집이기에 집주인의 사정과 달리 계약을 한 당사자는 매매 진행을 결심하고, 이러한 뜻을 부동산 사무실에 통보하였다.
그런데 그사이 집주인이 매매 계약 시 개설한 은행 계좌를 해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매매계약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절차에 따라 계약금 배액 상환청구를 한다. 집주인은 계약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을 제시하여, 그 금액으로는 불가하며 원칙대로 할 것을 요구하였다.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아 내용 증명에 이어 부동산 가압류 신청서 작성까지 한다.
의례적인 상식선에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강제적인 법적 절차에 따라 청구할 수밖에 없다. 세상일이 상식선에서 해소되면 무슨 다툼이 있겠는가? 작은 손해도 보지 않으려고 법적 다툼까지 가게 된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법적인 문제로 치달았다.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챙겨봐야 할 일들이 생겼다.
자신의 건강과 노후 생활에 대한 여유를 함께 생각하면서 구입하려고 한 전원주택이다. 이제는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오히려 머리를 싸잡고 고민을 해야 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하나를 가지면 또 다른 하나를 더 가지고 싶어 진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보통 사람인 우리에게는 먼 이야기인가? 아니면 아직 살아온 세월이 적고,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서일까?
내가 손해를 조금 더 볼 수는 없는 것인가? 지금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면 사람들의 마음은 달라진다고 한다. 흔히 ‘화장실 갈 때의 마음과 그 이후의 마음이 다르다 ‘고 했던가? 당장 눈앞에 펼쳐지는 작은 이익 때문에 가까이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큰 손실을 보지는 않을까? 작은 것을 지키려다 오히려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현재의 일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고는 하지만 더불어 사는 우리이기에 개인의 선택만큼이나 도덕적 가치를 함께 가졌으면 한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자신의 삶에서 현재의 삶을 되돌아본다. 시간을 가지면서 남과 더불어 사는 주변을 헤아릴 줄 아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