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
창업&프랜차이즈 7월호 기고문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2021년 3월 3일 발표한 소상공인 유망사업으로 7가지 백신(VACCINE) 중 ‘비건’과 밀프렙(Various meal-prep ideas)에 이어 정기배송(New regular delivery)을 살펴본다.
‘정기배송’은 식자재, 생필품 등을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정기배송 받는 서비스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구독경제란 일정 금액을 먼저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독해서 사용하는 경제모델을 말하는 것으로,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일정기간 동안 책, 신문, 잡지 등의 정기간행물을 받아보는 ‘정기구독’의 의미가 최근에는 문화 콘텐츠, 생활편의 상품 및 서비스, 음식 등으로 확대 발전하였다.
구독경제는 크게 정기배송형, 무제한 이용형, 렌탈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정기배송형은 정해진 기간 동안 양말, 면도기, 식재료, 음식 등의 상품이나 제품을 배송 받는 모델이고, 무제한 이용형은 일정기간 동안 영화나 음악과 같은 문화콘텐츠를 무제한 제공받는 모델이 대표적이며, 렌탈형은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등을 계약기간동안 렌탈해서 사용하는 모델이다.
유럽 최고의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세계 구독경제 시장규모가 2015년 4200억 달러(약470조원)에서 2020년 5300억 달러(약59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3년 세계 기업의 약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전호겸의 구독경제 산책 블로그 https://blog.naver.com/kokids77 참조)
구독경제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소비자로부터 매달 안정적 구독료를 선불로 받으므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고, 한번 구독을 시작하면 잘 해지하지 않는 잠금효과(lock-in effect)가 있어 반복 구매로 이어지며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바쁜 일상에서 쇼핑 시간을 줄여주고 다양한 상품 중 본인에 맞는 상품을 전문가의 큐레이션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구독경제는 해외에서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나라도 ICT기반의 음원, 전자책 등은 물론 면도기, 양말, 세탁 등 생필품 및 생활편의 서비스와 반찬, 제철 식재료, 커피 등의 음식류까지 취급 상품이 다양해지며 성장하고 있다.
구독경제는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에 유리해 보이지만, 신속한 의사결정과 민첩한 기동력이 요구되는 현대 사회에서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사업모델이다.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는 매년 증가(2019년 기준 1인가구 30.2%, 맞벌이 가구 46%)되는데, 대부분이 4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이다.
이들 소비자들은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성향이 있으므로 편리성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보자.
소비자들이 귀찮아하는 업무를 대신해 주거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아이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속옷 양말, 면도기, 비누, 세제 등 교체 수요가 잦은 용품을 제공할 수 있고, 세탁 서비스나 청소 서비스와 같은 생활편의를 제공할 수 있으며, 제철 식재료, 밀프렙 식단, 반찬류, 음료, 간식류 등과 같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은 일상생활의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지친 상태로 퇴근한 소비자들에게 귀찮지만 꼭 해야 되는 일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쇼핑이나 청소, 음식조리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감되어 휴식 또는 여가활동을 가능하게 해 준다.
생활용품이나 서비스 및 음식 등은 개인의 취향이과 기호에 따라 선호하는 양식이 각양각색인데, 소비자들과 접점에 있고 지역밀착형 사업인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유리하다.
구독경제는 비용을 선 지급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므로 소비자의 신뢰가 중요하다. 소비자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중간에 폐업하지 않고 사업을 지속한다는 믿음과 우수한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구독을 결정할 것이다.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지속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가 소비자와 끊임없이 교류해야 한다. 제공된 상품이나 서비스가 도움이 되었는지, 불편함은 없었는지, 다른 요구사항은 없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피드백 받아야 개별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업자는 구독고객 확보 노력 이전에 구독경제모델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상품이나 서비스 구성이 고객의 니즈에 맞아야 하고, 이러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그리고 합리적 손익구조를 예측하여 손해 보는 일도 없어야 하며, 마케팅 오류로 이벤트나 할인 효과만 누리고 빠지는 체리피커(cherry picker)도 적절히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