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entle rain Dec 05. 2023

아들의 졸업을 앞두고

아들의 졸업을 앞둔 아빠의 소감문

 안녕하세요? 

 저는 졸업생인 *민,  올해 졸업하는 12학년 *현 아빠 *수라고 합니다. 임**선생님께 전화를 받고 시간을 주십사 하고 부탁드리고 집 근처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집에 가는 길에. 독수리 아버지로 스스로를 부족하다 자책하고 계신 아버님들이 계시다면 더 부족한 저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받으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하겠습니다”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독수리에 큰 아이가 입학할 때 교장선생님께서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 보내시려면 지금 독수리학교를 관두세요.”라고 하셨던 말씀이 매우 멋지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래, 하나님 주신 은사대로 살아가는 거지, 초등학교도 기독교학교를 다녔잖아.” 저는 제가 세상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제 본색이 드러났습니다. 학업의 결과로 아이를 압박했습니다. 

“시험 결과는 중요하지 않아, 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라고 학교에서도 배웠잖아”      


  큰 아이가 고 1 여름방학 때 인도네시아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민이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선을 긋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직감적으로 제 탓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아들과의 관계 회복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 제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고, 상담선생님의 소개로 소개로 횃불트리니티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을 받으며 제가 얼마나 욕심 많은 사람인지, 원가족과 정서적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은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절감했습니다. 그리고 큰 아이게 사과했습니다. 이후 제가 학창 시절 수없이 들어왔던 ‘공부해라’란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큰 아이가 제게 먼저 한 말이 “아빠, 12학년때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아서 고마워요”였습니다. 

 저는 큰 아이가 12학년을 앞두고 독수리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입시설명회를 들으면서 그제야 독수리학교에서 자주 들었던 과정주의를 이해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 과정 주의는 ‘지금, 여기에서’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성화되어 가는 과정 중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고 다시 감사하는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조금이나마 노력하는 것이 독수리 아버지로서 성장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제 둘째, 현이가 졸업을 합니다. 큰 아이에게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제대로 하는 건 제가 좋아서 하는 ‘Hug’ 하나인 것 같습니다. 여러 선배 아버님들은 10분 성경공부도 정말 잘하시던데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독수리를 졸업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10분 성경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올 6월부터 강현이와 서로 감사노트를 교환하며 오늘 감사한 것들을 적고 종종 큐티에서 느낀 점들을 각자 기록하고 서로의 글을 읽었습니다. 일방적인 제 생각을 전달했던 10분 성경공부와는 다르게 좀 더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이가 12학년때 교장 선생님과 한 면담은 현이의 영적 회복에 신호탄과도 같은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장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큰 아이의 입학부터 둘째 현이의 졸업까지 8년 동안의 독수리학교 선생님들과의 상담은 선생님들의 큰 사랑과 헌신이 전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담임선생님과 진학을 위한 상담시간에는 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고 기대하며 기도하시는 선생님의 사랑에 감사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어디서 이 귀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 시간을 빌어 모든 독수리학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버지 교육 때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워딩이 정확하지 않은 것에 양해를 구합니다. ‘걸음이 늦어도 괜찮습니다. 고개가 그 방향으로 향해 있기만 해도 됩니다.’ 졸업을 앞둔 아버지로서 세상이 아닌 하나님 원하시는 방향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의 방향으로, 내 자녀로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녀로 독립하는 방향으로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며 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자신을 먼저 돌보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