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볼 수 있음에 감사!
어제, 월요일 아침 근무 중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죄송해요. 선생님과 같은 시간대에 진료받은 환자분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호자분께서 연락을 주셨어요"
지난주 수요일에 진료받은 치과의 간호사 선생님이었다.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다니.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관련 기관에서 치과 CCTV를 확인했는데 치과 의사 선생님과 어시스트하던 간호사 선생님만 코로나 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했는데 도의적인 차원에서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보건 선생님에게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니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결과가 음성이면 출근하라고 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이 사실을 알렸다.
보건 선생님이 알려 준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 선생님이 콧구멍에 면봉을 쑤~욱 넣었다. 검사 결과는 다음 날 아침 9시에 나온다고 했다. 이제 집에서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큰 아들 담임선생님에게 오늘의 상황을 설명하고 아들을 픽업하러 학교에 갔다. 그동안 나는 지난 수요일부터 가족 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함께 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았다. 후배와 식사를 하는 동안 마스크를 벗었고, 동료와 차를 마실 때 마스크를 벗었다. 미안했다. 두 명의 지인에서 각각 전화를 걸어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결과가 나오면 알려주겠다고 했다. 후배는 자신도 검사를 받아보겠다고 했다.
큰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안방 문을 닫고 나오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작은아들에게는 혹시 모르니 안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아내가 큰 아들과 함께 집에 왔다. 큰 아들은 나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따라 가장 중요한 모의고사를 못 볼 수도 있는 상황을 엄마에게 들었다. 단지 치과 진료만 받은 거였지만 수능 전에 가장 중요한 시험을 앞둔 큰 아들에게 미안했다.
늦은 저녁 후배에게 문자가 왔다. 음성이었다. 다행이다.
검사 결과가 나왔을까 하여 해당 보건소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2시 반. 신문이 왔나 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아직 신문이 배달되었을 리 없다. 새벽 3시에 한 번 더. 역시나였다. 새벽 4시 반. 현관문 앞에 신문이 놓여 있었다. 신문을 찬찬히 들여다보았지만 내용이 들어오지 않았다. 여느 때와 달리 손을 비누로 구석구석 닦은 후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30분이 채 되지 않아 일어났다. 큐티책을 피고 말씀을 읽었다. 로마서 8장 31절에서 39절이 본문이었다. 그 무엇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내용의 말씀. 위로가 되었다.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깼다.
평소 같으면 학교에 있었을 시각, 09시 정각.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검사 결과를 문의했다.
음성이었다.
"휴~" 저절로 큰 숨이 나왔다. 잠시 후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코로나19 유전자 검출 검사(PCR) 결과 음성입니다. -**구 보건소-
학교와 지인들에게 검사 결과를 알리고 출근을 준비했다. 세수 후 거울에 비친 내 얼굴. 미소와 다크서클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할렐루야!"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아들이 내일 모평을 볼 수 있다. 다행이다.
처음 알았다.
아들이 시험 볼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는 것을...
"하나님 아버지, 아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하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