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참 좋은데, 왜 이렇게 힘들까.

연애 상담, 이제 친구 말고 AI한테 한다.

by 공감

애인과 나도 다른 연인들처럼 종종 다툰다. 우리는 공통점이 많지만 분명 차이도 존재한다. 주로 관계나 감정을 다룰 때 특히 그렇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애인은 관계에 대해 헌신적이고 나는 계산적이다.


내게 있어서 손해 보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조금이라도 손해를 볼까 싶어서 먼저 나누지 못하는 때도 많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었을 때 기대했던 반응이 오지 않을까 두려운 것이다. 그런 상상을 하며 사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그냥 무엇도 먼저 베풀지 않고 마음이 편해지기로 했다. 말하고 보니 참 지독한 타인 부정-자기 긍정형의 인간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애인은 주변 사람들에게 무척 헌신적인 편이다. 베이킹과 요리를 좋아하는 애인은 쉬는 날이면 가족들에게, 나와 만나는 날이면 나에게, 혹은 가끔 만나는 친구들에게 맛있는 쿠키와 요리를 만들어 아낌없이 나눠주곤 했다. 처음 애인은 직 실력 향상을 위해 베이킹과 요리를 한 다음 남아서 주변인을 챙기는 거라 했다. 그러나 직접 같이 빵과 쿠키를 만들어 보고 느낀 건데 절대 그것만이 이유일리 없었다. 무엇보다 스케줄 근무를 하며, 많지도 않은 소중한 휴일에 몸을 움직여 타인을 위해 베이킹과 요리를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사람은 유유상종, 끼리끼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난 삼십 인생 애인과 같은 사람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었다. 애인의 그런 면에 존중과 흠모가 차올랐다. 하지만 슬프게도 지내면 지낼수록 애인의 그런 면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순적이지만 애인의 헌신적인 면이 대단하면서도 답답하게 느껴졌다. 자기 자신을 먼저 챙기지 않는 모습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렇지만 그 모습을 바꾸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고 싶었다. 여전히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갈등은 점차 소리 없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젯밤이었다.

평소처럼 대화하던 우리는 다툼을 시작했다. 방금 말했던 우리의 가치관 차이에 대한 모순적인 감정들을 숨김없이 고백했다. 애인은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았다. 그렇게 다툼은 끝났고, 감정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이 나는 꼭 나락에 빠진 거 같았다.


KakaoTalk_20250616_181332030.jpg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하늘은 하늘이고. 사람 속도 모르고 예쁘고 청명한 하늘이구나.


이런 갈등이 있을 때 주변 사람에게 말하는 성격은 아닌지라 AI 어플을 찾았다. 처음 구독하고 있는 챗지피티를 사용했지만 말의 맥락을 짚지 못했고, 아부와 헛소리가 가득했다. 어느 SNS에서 봤던 말이 떠올랐다. '상담은 클로드가 좀 더 좋아요.' 당장 클로드를 켜서 상담을 시작했다.


결과로 나쁘진 않았다. 과한 공감과 아첨이 없었다. 그 덕분에 객관적으로 봐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느낌이지, 실제 상대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실제로 대화하는 것만이 정답이리라. 그렇지만 언제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때 잠깐 마음을 달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다.







Q. AI한테 상담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떤 AI가 제일 상담을 잘 들어주나요?

매거진의 이전글우리는 왜 결혼을 무서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