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또 다른 부검

by dear M

우리가 방 안에서 빈자리와 서류의 무게를 확인하던 그 시간,
밖에서는 상속 절차에 따라 아버님의 10 거래내역이 뒤집히고 있었다.

그건 세무조사가 아니라,
아버님의 지난 10년을 뒤집어 펼쳐놓는 또 다른 부검이었다.


처음 보는 이름들이 빽빽하게 적힌 거래 내역.
금액, 날짜, 메모, 흔적.
숫자는 감정을 숨기지만,
흐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세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나한테 진짜 무서운 건 세금이 아니었다.
아버님의 삶 속에 숨겨져 있던 비밀의 결이
우리 앞에 ‘증거’라는 형태로 돌아오는 일.

며느리로서 나는 그 비밀을 가장 먼저 마주했다.


그날 문득 생각했다.

우리 인생의 떳떳하지 못한 비밀은,

언젠가 자식들의 몫으로 돌아올수도 있겠구나.

‘세금과 배신감’이란 이름의 ‘상속’으로.


우리 인생의 떳떳하지 못한 비밀은,
결국 자식들에게
‘세금과 배신감’이라는 이름으로 상속될 수도 있겠구나.

피로 이어진 관계보다 기록으로 남는 사실이 더 오래 가는 것처럼…

그날, 나는 죽음이 남긴 건
공백이 아니라 증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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