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스는 죄가 없다

미안해..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by Ms Lara

첫 임신 7개월,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게 눈에 보였다. 제발 이 상태에서 배만 나오길 바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산부 아쿠아로빅을 신청했다. 수영복을 챙겨 입고 수영장에 들어서니 앞 타임인 ‘포스트 아쿠아’ 수업이 끝나가고 있었다.


물 위에는 아기들이 둥둥 떠 있었다. 아직 목도 못 가누어 목 베개 튜브에 의지한 아기부터 오리 통통배에 앉아 운동하는 엄마를 구경하는 아기들까지.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아, 나도 곧 태어날 내 아이랑 저렇게 운동해야지.’


상상하며 열심히 물속에서 몸을 흔들었다.


“One, Two! Push and Pull!”


구령에 맞춰 태교 겸 다이어트 겸, 참 열심히도 움직였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6개월쯤 되었을 때 드디어 ‘로망’이었던 산후 아쿠아로빅을 신청했다. 내 살도 좀 빼고, 아이 물놀이도 시켜줄 겸 의욕이 앞선 엄마의 야심 찬 외출이었다.


아이를 노란 오리 통통배에 태워 물 위에 띄워두고 기분 좋게 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불편한지 칭얼대기 시작한다.


“왜 그래?”


통통배도 밀어보고 물도 튕겨보고 피카부( peek-a-boo)도 해가며 겨우 수업을 마쳤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를 오리 배에서 꺼내는데 아이가 이상하리만큼 무거웠다.

내가 안 하던 운동을 해서인가?

벌써 팔에 힘이 빠졌나?

정말 쌀 한 포대를 들어 올리는 만큼 묵직한 무게에 끙끙대며 아이를 안고 물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뭍으로 나와 아이를 내려다보는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기저귀가... 기저귀가 말도 안 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평화롭게 떠 있던 다른 집 애들 기저귀랑은 차원이 달랐다.


그때 처음 알았다.

수영장용 기저귀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평소 엄마들이 ‘흡수력 최고’라며 엄지 척하던 하기스 기저귀는, 그날 수영장 물까지 아주 성실하게 빨아들였다. 하기스 리뷰, 제대로 확인한 셈이다. 수영장 물을 한 모금 가득 머금은 기저귀는 터질 듯 팽팽했고, 그 무게 때문에 아이가 그렇게 낑낑댔던 거다. 하기스의 기술력에 박수를 보내야 할지, 나의 무지함에 혀를 차야 할지.


너무 창피해서 얼른 기저귀를 벗기고 수건으로 아이를 돌돌 말아 도망치듯 나왔다.


“미안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묵직했던 그 기저귀 무게가 자꾸 생각나 자꾸만 헛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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