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를 낳고 뉴욕에서 언니가 날아왔다. 한국에 계신 엄마가 오시기엔 거리가 너무 멀어, 근처 뉴욕에 살던 미혼인 둘째 언니를 당신의 아바타로 보내신 모양이었다.
언니는 도착하자마자 짐가방을 풀더니 뉴욕 생활 이야기와 새로 사 온 옷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거실 한복판에서 난데없는 미니 패션쇼가 한바탕 열리고 난 뒤에야, 언니는 "아이고, 예쁘다!" 하며 아이에게 눈길을 돌렸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었지만 미혼인 언니도 갓난아이는 처음이었다. 잡지에서나 보던 보송보송한 아기의 모습은 아니었을지언정 언니는 조카가 예쁘다며 덥석 품에 안았다.
이리저리 서툰 자세로 아이를 고쳐 안으며 편한 자리를 잡던 언니가 갑자기 코를 킁킁거렸다.
"아, 난 아기 냄새가 너무 좋더라."
언니는 아기 목덜미에 코를 대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런데 그 순간, 언니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어머, 얘! 이게 무슨 냄새야? 왜 우유 냄새가 안 나고 쉰내가 나니? 이건 신생아가 아니라 '쉰생아' 아니야?"
무슨 소린가 싶어 나도 얼른 아기 목에 코를 갖다 댔다. 끙끙, 진짜였다. 우리 애는 신생아가 아니라 정말 '쉰생아'였다. 당황한 마음에 남편까지 불러 이 정체불명의 쉰내를 찾아 아기 몸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 통통하게 겹친 아기의 목살을 살짝 들어 올린 순간, 그 틈 사이로 하얀 줄이 보였다.
"우웩, 이게 뭐야!"
비명이 절로 나왔다. 아이가 트림하며 조금씩 게워낸 젖과 땀이 그 깊은 살 틈에 끼어 있었던 것이다. 안 되겠다 싶어 당장 아기욕조에 물을 받고 손수건에 물을 묻혀 목 사이를 닦아내니, 하얀 줄이 있던 자리가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그 옆에서 언니가 또 짓궂은 농담을 한마디 툭 얹는다.
"어머, 우리 제이콥 브래지어 하나 사줘야겠네!"
엄마 젖만 먹고도 살이 올라 가슴이 제법 두툼해진 첫 조카를 보며 던진 그 말에, 쉰내 나는 ‘쉰생아’를 안고 쩔쩔매던 우리는 결국 킥킥대며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나중에 언니가 아이를 낳고 첫 엄마가 되었을 때,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미안해... 나도 그때 이모가 처음이라 그랬어."
팔, 다리, 목에 살이 통통하게 올라 겹친 부분은 일일이 벌려서 씻겨줘야 한다는 걸 그땐 우리 모두 미처 몰랐다.
"미안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