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데, 돌아가고 싶지않은
더 이상 춘계방학이 없는 대학생 아들 둘.
그리고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다다음 주 학교에서 아이슬란드로 수학여행을 간다는 딸 하나.
혹시라도 이번 여행에서 배라도 아프면 안 된다는 말로 은근한 가스라이팅을 해두고 남편과 둘이서 도미니칸공화국 푼타카나로 왔다.
22년 전, 큰아이를 임신했을 때 왔던 그곳.
두 번째 방문이다.
이번에 온 Miches는 푼타카나 공항에서 한 시간 반 거리의, 새로 개발 중인 지역인데 어딘가 여전히 오지 같은 느낌이면서도 도로는 말끔히 포장되어 있다.
그때는 비포장도로를 한 시간 반이나 덜컹거리며 달렸었는데…
많이 변했다.
이곳도 그리고 나도.
22년 사이, 흰머리가 늘었고
이 글을 쓰기 위해 평소 쓰던 안경을 벗는다.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자라온 시간들이
필름처럼 바다 위로 찰칵찰칵 지나간다.
그 순간들을 놓칠까 봐
조금 더 깊이, 천천히, 글을 붙잡아 본다.
함께 있을 땐 그렇게 징글징글하던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는 자꾸 보고 싶다.
아직 집 앞에는 눈이 온다는데
이곳의 햇빛 아래에서는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보고 싶지만
집에는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다.
시간아,
이대로 조금만 더 머물러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