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귀하고 예쁜 딸을 얻고
나는 검정 머리를 조금씩 내어주기 시작했다.
반 백 년도 채 살지 않았는데
염색을 미루면 거울 속 나는 금세 백발이다.
나의 젊음은 딱 이주짜리다.
염색하고 나서 젊음이 반짝이는 시간.
그리고 정확히 이주가 지나면
머리 사이사이에서 은갈치들이 미끌거리듯 올라온다.
빛을 받으면 더 또렷하게 은빛이 길게 줄을 서서 반짝인다.
그래, 이제는 키워볼까?
이 은갈치들을.
그렇게 한달…슬슬 살이 올라가는 은갈치들..
윽..
참을수있다!
나, going grey 할 거야!
…라고 다짐한 지 두 달.
결국 참다 참다
테무에서 ‘뚜껑 가발’을 샀다.
광고 속 모델은 너무 자연스러웠고
리뷰 별점은 무려 4.7.
이 정도면 믿어도 되겠지 싶었는데…
역시 테무는 테무다.
가르마는 없고
정수리 한가운데서 회오리처럼 시작되는 머리뚜껑.
이건… 쓸 수가 없다.
아무리 봐도 ‘덮었다’는 사실이 너무 선명하다.
다시 거울을 본다.
조금 더 살이 올라 통통해진 은갈치들.
석 달…
아… 안 되겠다.
오늘 퇴근길엔
월마트에 들러야겠다.
아무래도
dark brown 이
내 머리엔 딱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