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친구가 어떻게 하면 자신을 좋아할지, 어떤 놀이를 함께 하면 재미있을지 알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건, 학습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되는 것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인기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것도 옛날 말이다. 현재 초등에서는 결과를 강조하지 않고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공부를 누가 잘하는 지도 아이들은 서로 추측만 할 뿐 잘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공부를 못해도 나중에 커서 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절대, '넌 공부 못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중, 고등학교에 가서 스스로 공부의 욕심이 생기고 필요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 공부의 필요성을 알고 욕심을 느끼게 하고 동기부여를 하는 단계가 초등 단계이라고 생각한다.
1. 친구 사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해
지난 글에도 썼지만, 이 큰 아이는 참 친구가 없었다. 처음 알게 된 것은 초1 때였는데, 나는 아이가 7살 때 유치원을 다니지 않아서 친구 사귀는 법을 잊은 줄 알았다.
작은 아이는 열이 나면 경련을 했다. 언니는 유치원에 다니며 감기에 자주 걸렸는데, 언니에게 감기가 옮은 동생은 열이 나면 또 경련을 했다. 나는 아이가 열이 나서 경련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휴직 신청을 하고 아이들을 집에서 보육했다. 나는 4살, 7살 두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 않고 휴직 1년을 보냈다. 매일 병원에 다니다가 아이가 아프지 않으니 마음도 몸도 꿀 같았다.
아이는 그때 1년의 기억이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엄마와 동생과 함께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던 그 추억의 조각들을 꺼내며 잠들기 전에 그때가 행복했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데 아이가 1학년이 되고 친구를 사귀지 못하자, 나는 그 1년 동안 기관 생활을 하지 못해 친구 사귀는 것을 잊어서 그런 거 같아서 걱정이 되었다. 아이가 친구랑 노는 법을 너무 몰라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서 친구 사귀는 것을 연습시켜주고 싶었다. 나는 큰 아이와 비슷한 또래를 키우는 동료와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일부러 만나며 아이에게 계속 또래를 만나게 했다. 함께 놀이를 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놀이를 정하며 타협을 배우고, 양보도 하며 함께 놀이를 통해 창의력도 기른다.
나는 아이가 친구를 사귀는 연습을 시키고 싶었기에 아이의 친구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에도 가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서 집에도 초대했다.
직장에서 아이들을 챙기고 나면 마음의 휴식도 필요했고, 주말에는 쉬고 싶었는데 우리 아이가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으니 아이들 모아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느라 돈도 많이 쓰게 되고, 에너지도 많이 써서 마음이 지쳐갔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아이들을 모아서 우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면 우리 아이는 책을 보다 일찍 잠들고, 다른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신나게 밤새 놀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했다.
하지만 나는 친구랑 노는 법을 배우는 학원비라고 생각하기로 하며 스스로 위로했다.
2. 나도 친구가 있다는 '성공경험'
자기는 매력도 없고 친구들도 자기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너는 사랑받는 아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봐도 너랑 놀면 재미없을 것 같고, 너같이 고집 피우면 친구들은 다 떨어져 나갈 것 같아도 부모가 그렇게 말해서는 안된다. 아이는 마음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지역에 내 친구들의 아이들과 찾아다니며 놀게 하며 '학교에서 외로워'라고 말하는 딸에게 '너는 반에는 친구가 없지만 00도 친구고 @@도 친구고 주변에 많아'라고 말해주었다.
물론 00 이와 @@이는 우리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고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멀리 있는 마음의 친구도 중요했다.
사실 이 정도의 사귐으로 '성공경험'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이렇게라도 도와줘야 할 정도로 우리 아이는 본인이 매력 없다는 사실에 우울해했다.
'성공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은 필요하다.
친구관계뿐 아니라 공부든 운동이든 어떤 분야에서든 '나도 할 수 있어'라고 하는 <성공경험>은 실패했을 때도 다시 도전하는 힘이 된다.
'이번에는 잘하지 못했지만, 나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또 도전하면 돼!'라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고
아이가 사회성을 기르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3. 무엇을 하면 재미있을지 놀이 방법 가르쳐주기
아이들은 스마트폰 게임을 가장 좋아할 것 같지만 의외로 몸으로 노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알고 있는 친구들이 인기가 좋다. 체스, 루미큐브와 같은 보드게임도 좋아하고, 쪽지로 취향을 묻는 게임도 좋아하고 던져서 물건 맞추기 같은 도구를 이용한 게임도 좋아한다.
우리 반에 각종 놀이 방법을 다 아는 아이(가명-철수)가 있는데, 그 친구 주변에는 친구들이 늘 모여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학원을 하셔서 늘 바쁘셨는데 철수는 집에서 놀 형제자매가 없고, 부모님도 집에 안 계셔도 어디서 그렇게 놀이 방법을 다 배워왔는지 친구들을 모아서 신나게 놀았다.
수업시간에 집중도 안 하고, 내 말도 잘 안 들었지만, 나는 철수가 고마웠다. 왜냐면 친구를 가리지 않고 다 같이 놀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서로 몸을 만져서도 대화해서도 안되지만 한 번씩 아이들 숨통이 막힐 것 같아서 너무 붙지 않는 놀이는 못 본 척해주었다. 철수는 내 눈을 피해서 몰래몰래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특정 몇 명만 함께 노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놀자고 말한 친구는 모두가 철수의 친구였다.
이러한 철수가 있어서 우리 반 분위기는 다 같이 노는 분위기가 되었다.
단짝은 위험하다. 우리 첫째가 단짝을 사귀다가 그 짝이 전학을 가서 갑자기 다음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것을 보고 단짝만 사귀는 교우관계 스타일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수많은 7 공주들이 무리를 결성해서 친구들을 왕따 시키다가 결국 자기들끼리 싸우고 학교를 졸업하는 것도 많이 지켜보았다.
다 같이 놀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가 친한 친구,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친구를 만드는 것이 저학년 때는 건강한 교우관계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오면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생기는데, 그 시절에는 서로 친구를 구속하거나 질투하지 않도록 교육도 해야 한다.
나는 아이에게 친구랑 큰 도구 없이도 간단히 놀 수 있을 만한 놀이들을 가르쳐 주었다.
빙고라던지, 제로, 벨런스 게임, 아이엠 그라운드, 배스킨라빈스 31게임, 3,6,9게임과 같은 것이다. 아이는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6학년이 되자 친구들에게 '이 놀이를 해보자'라고 제안할 수 있는 단계까지 성장하였다.
부모가 아이와 같이 게임을 많이 해주어야 아이는 학교에서 배운 게임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
4. 많이 웃는 아이 만들기
나는 아이들 보고 거울을 보고 웃는 본인의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매일 보라고 했다. 거울 앞에서 한번 웃어보라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별것도 아닌데 까르르 웃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얼마나 듣기가 좋은가.
그런데 예전에 우리 남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크면 '시끄럽다'라고 했다. 아이들이 웃으면 얼마나 좋은 호르몬들이 많이 나오는데 무슨 소리냐고, 잘 성장하려면 많이 웃어야 한다고 남편에게 정색하며 말했다.
집에서 아이가 웃을 일을 많이 만들어주자.
학교에서도 많이 웃는 아이가 인기가 좋다. 친구들은 웃음소리가 웃기다며 따라 웃는다.
집에서 거울을 보고 엄마와 나란히 서서 웃어보자. 얼굴 표정은 성격도 바꿀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아이가 남편을 닮아 입이 두꺼비가 삐진 것 같은 모양이라서 매일 거울을 보며 웃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다. 지금 우리 아이의 얼굴은 삐진 두꺼비에서 웃는 너구리로 바뀌었다.
5.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기
나도 운동을 못 하고 피구를 가장 싫어하며 몸을 움직이는 것은 다 싫어했다. 하지만 밖에서 노는 시간이 많았다. 밖에서 오래 놀면 햇빛을 많이 받고 우울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사라지며, 정신이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주 나가서 놀이터 꼬마들하고도 잘 노는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친구가 많다.
만약, 놀이터 동생들과는 잘 노는데 지금 친구가 없다면, 점점 성장할수록 친구가 많아질 것이다.
사회성이 진짜 떨어지는 아이들은 놀이터에 있는 낯선 아이들과는 절대 놀지 못한다.
나는 아이가 5학년이 되도록 놀이터를 함께 나가야 된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어릴 때 아이들을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면 아이들이 놀 동안 함께 나온 또래 엄마들이랑 수다를 떨곤 했는데, 5학년을 데리고 나온 엄마는 없었다.
나도 절대 훌륭한 엄마는 아니다. 머리로 판단하는 것과 몸이 게으른 것과의 충돌은 자주 일어났다.
어느 주말, 참을성이 폭발하여 "엄마도 주말에 쉬자! 좀! 5학년이 다된 아이 놀이친구까지 해야 돠나!"
소리 지르고 아이는 울었던 적도 있다. 물론 같이 울고, 사과했다.
어쨌든 집안에만 있게 할 수는 없었다.
외로워하는 아이일수록 자꾸 나가서 놀아야 마음이 건강해진다. 많이 데리고 나가야 한다.
6. 친구가 없어도 괜찮은 아이
우리 아이처럼 친구가 없다고 외로워하지 않고, 누가 봐도 친구가 없는데, 본인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부모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친구들은 성격상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보면, 이런 아이들은 친구들이 와서 말을 걸어도 무덤덤하다.
솔직히 나는 우리 아이도 좀 무던했으면 좋았겠지만, 우리 아이는 섬세했고, 친구들의 작은 표현에도 상처를 잘 받았다. 집에 와서 친구가 없다고 외롭다고 울었기 때문에 나는 아이의 마음을 강하게 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이 괜찮다면 아이가 친구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까지 좀 더 기다려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교실에서 이런 아이들을 보면 학자 기질도 보이고 뭔가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여서 부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