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by 그리다너

안 슬픈 기분으로 그냥 잠시 놓쳐 깨진 달걀 상태로 엉엉거리는 입모양과 소리는 없음으로 운 적이 있다. 우니까 속이 시원해졌지만 곧바로 안 슬프지만 그렇다고 하하핳 소리가 절로 날만큼은 유쾌하지 않은 평소 상태로 돌아왔다. 마음이 그렇지. 그런 거지.


"그땐 맞았는데 지금은 아니야." 잔상처럼 왔다 가는 유행. 반대로 편안함, 돈을 주는 구매가 아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유명한 가구가 아니라도 자신의 취향이 묻은 집과 뭘 샀다도 너무 좋지만 한두 개 수고롭게 뭘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어린 시절 다닌 교회는 좌우로 오래된 원목 장의자가 있고 가운데에 비교적 큰 통로가 있다. 대칭을 이루는 공간이 편안해 좋아했다. 그 공간을 지나면 오래된 계단이 나왔다. 올라가도 창고다. 그래서 그냥 올라갔다 내려왔다. 이제는 새로 지어졌고 예전 모습을 필름사진처럼 흐릿하게 기억한다.


있다가 없어진 것들. 피고 진 것들.


누군가의 삶이 사랑으로 가득 차길. 숨 쉬는 순간마다 평안해 사는 게 벅차지 않길. 그러다 돌멩이 걸려 넘어졌을 땐 들꽃들 흐드러지게 핀 들판을 보길.


밤 11시 얼마 켜져 있지 않은 건너편 아파트 불빛들이 두 개의 블라인드 사이로 빛났다. 안경을 벗으면 시력이 안 좋아 보케 같다.


'난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널 지켜 줄 거야' 볼빨간사춘기 <사랑할 수밖에>


'죽지 마라 끝내 살아남아 외치던 그 한 사람을 위해' 버둥 <태움>


'살아야지 나는 살아 너에게 네가 살고 싶은 세상이 되어줘야지' 위수 <교토>


고립되기 쉽지만 고착되는 것은 아닌 마음이니 흐릿하게 보는 것도 가끔은 좋은 것 같다.


'언젠가는 결국 끝이 나겠지 그 뒤엔 무언가 날 위로해 주겠지 많은 걸 잃어서 이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내가 나를 맞이하겠지 그보다 나은 내가 기다리겠지' 로이킴 <살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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