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by 그리다너

눈이 내리는 평원. R은 코트를 입고 걸어온다. "패딩 어울리는 사람 처음 봐." 처음 들어보는 칭찬을 했던 R임을 증명하듯 겨울에도 코트만 입는다. 분명 바람이 불어오는 게 인식되는데 오래된 원목 피아노의 건반이 눌려 울리듯 R의 발자국에 소리 전부가 잠식되어 있다.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가까워진 R의 빨개진 코. 그는 편지를 건네준다. 흰 종이 위 검은색 손글씨. R에게서 꺼내진 마음이었다. 조용한 기호. 선명했던 진심.

매거진의 이전글재밌었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