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을 두 번 음미하기 위해 글을 쓴다.

경외로운 호주의 여름밤

by 저스틴의 일기장
We write to taste life twice, in the moment and in retrospect

우리는 삶을 두 번 맛보기 위해 글을 쓴다.
한 번은 그 순간에,
그리고 한 번은 되돌아보며.
- 아나이스 닌



어떤 찰나는 그 속에 머물고 있는 와중에도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하겠구나' 하는 예감을 준다.

나는 나중에 찾아올 그 그리움을 미리 마중 나가기 위해, 문장으로 옮겨본다. 기록함으로써 나는 이 순간을 비로소 온전하게 다시 한번 맛보고자 한다.


Akina lodge


여름의 열기가 머무는 해안길을 운전해 산속에 숨어있던 숙소에 닿았다.


캥거루 50마리 등장!!

넓은 대지 위로 캥거루들이 자유로이 뛰어놀고,

세상에 오직 우리만 남겨진 듯한 고요가 찾아왔다.


정성껏 차려진 음식과 귓가를 맴도는 선율들. 그 평화로운 풍요를 즐겼다.




밤이 깊어지자 은하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압도적인 아름다움 앞에서 시간이 멈춘다는 말은 비유가 아닌 실제했다. 쏟아지는 별빛 아래, 드뷔시의 '달빛'을 들었다.


이 거대한 우주와 겹겹의 시간 속에서 내가 지금 이곳에 이 삶에 닿았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


저 별의 수만큼이나 우리에게도 무수한 시간이 흐르고 있을 것이다.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휘어지며 굴곡진다고 했다. 나는 이 밤을 내 삶의 '좌표'로 삼으려 한다. 삶이 버거운 날마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거점.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우주는 존재했고, 내가 떠난 후에도 이 별들은 빛나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내가 이 우주의 일부임을 느낀다. 짧은 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 경외로운 아름다움을 언젠가 당신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요한 새벽에 이 문장들을 적어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