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마음의 바다를 기억해.

by 저스틴의 일기장


요즘 자주 듣는 한로로의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사랑과 용서는 밀접하게 닿아 있는 개념이다.

요즘 들어 그 두 가지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배우고 있는 것들을 여기에 적어보려 한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타인과 상호작용한다. 그 과정에서 상처는 피할 수 없이 찾아온다. 스스로 만들어낸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며 생기는 상처도 있고, 이유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처도 있다. 교통사고처럼, 혹은 길을 걷다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듯 그냥 들이닥치는 불행도 있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우리 삶에는 무의식이 생각보다 훨씬 깊이 스며든다는 점이다.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알고 보면 아침에 스치듯 본 SNS 게시물 하나 때문일 수도 있다. 자주 마시던 커피 맛이 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루가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그렇게 되면 내 마음은 세모가 된다.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실제로 눈앞의 불행이 망원경처럼 확대되어 너무 가까워지고, 온 생각이 그것에만 잠식당하는 감각이 있다.




그럴 때 나는 바다를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 있는 넓은 바다를 의도적으로 기억한다. 급격히 좁아진 마음의 길을 의식적으로 넓힌다.

불행으로 인해 긴장한 채 꽉 쥐고 있던 손에 경련이 온 것이다. 그 손을 풀 수 있는 건 나뿐이라는 것을, 그 순간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 마음의 손을 놓고, 천천히 이완한다.


마음을 두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은 여린 마음에 날카롭게 박힌다. 그럴 때는 그 상처를 줄 수 있게 만든 힘도, 그 관계도, 상처 입었다고 느끼는 내 마음도 모두 조용히 바라본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넓힌다.

좁아진 이 상황과 순간을 조금 떨어뜨려서 본다.


이 순간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 이 괴로움이, 이 답답함이 전부가 아니다.
의도적으로 시계열을 길게 둔다.
그리고 나머지는 사랑으로 덮는다.




용서한다는 것은 잊는 것이 아니다.

내게 일어난 일을 없던 것으로 치부하는 것도 아니다. 그 모든 일을 기억하되, 자잘한 상처들을 내가 받아온 사랑으로 덮어 가볍게 하루하루 나아가는 것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박물관이다.

상처라는 매서운 비바람이 박물관을 흔들어도, 나는 내가 수집해 온 사랑들로 이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면 된다. 화창한 개장을 준비하는 직원처럼, 조용히 닦고 정돈하면서.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할 때는 너그러워지기. 세세한 디테일로 따져가며 사랑하지 않기. 내 삶을 사랑하기에, 상처를 손으로 움켜쥐지 않기. 의도적으로 감사함을 기억하고 느끼며 내 안의 공간을 만들기. 그 공간에 나를 가만히 두어, 다시 회복하고 차오를 수 있도록 허용하기.


그럴 수도 있겠다.


당신이 나를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아니라, 내가 알 수 없는 당신 삶의 맥락이겠죠. 그러니 용서합니다.

당신을 용서하는 이유는, 나를 위해서예요. 가볍게.



이렇게 무언가를 아는 것처럼 글을 적지만, 나는 안다. 언젠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또 무수히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너를. 그리고 내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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