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첫 번째 진담]

by 소담


페달을 밟으며 길을 달린다. 두 다리에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느껴지고, 코끝에는 낯선 냄새가 풍겨온다. 발을 구를 때마다 바라다 보이는 풍경이 바뀐다. 처음 보는 좁은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발견’한다. 글쓰기란 내게 자전거 타기와 같다.



지인과 함께 서로의 이름 한 글자씩을 딴 ‘진담 에세이’를 연재하기로 했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에세이를 발행하기로 야무지게 계획도 세웠다. 그 첫 문을 열고자 우리가 선택한 글감은 ‘나는 왜 쓰는가’이다.



주제를 논의하던 그 순간, 그러니까 ‘나는 왜 글을 쓰는가’라고 자문했던 그때 내 머릿속에는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누비는 모습이 그려졌다. 반드시 자전거여야 한다. 걷기는 생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자동차는 내 힘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안 든다. 연필을 쥐고 글자를 써 내려가듯, 페달을 밟고 자전거를 탄다. 안 가본 곳, 못 가본 곳은 물론이고, 세상에 없는 곳도 가볼 수 있다. 그것이 글쓰기이니까.



이 ‘자전거 타기’라는 이름의 나의 글쓰기에는 꼭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발견’이다. 글을 쓰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스스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의미를 발견할 때이다. 그럴 때면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가로등이 탁 켜지는 느낌이 든다. 그 순간의 반짝임이 좋아서, 나는 글을 쓴다.



그런 연유로 한때 내 스스로에 대해 ‘의미 발굴자’라는 이름을 부여한 적이 있다. 내가 하는 모든 글쓰기 작업은 의미 발굴의 과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이 글을 종이에 연필로 적고 있다. 한 발 한 발, 온전히 내 힘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다. 페달을 밟으며 문장의 길을 달린다. 그 길에서 반짝! 하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