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LIKE ME

[여섯 번째 진담]

by 소담


가끔 남동생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뭐 들어? 그거 들어봤어? 만약 평생 한 곡만 들어야 한다면?


그렇다면 당연히 검정치마의 '에브리띵'이지. 그래? 그렇군.


그러니까 나의 최애 뮤지션이라고 한다면 검정치마이다. 생각해 보니 검정치마, 그러니까 조휴일이라는 뮤지션의 음악을 소개해 준 것도 남동생이었다.


첫 번째 앨범 <201>에서 그는 파격적인(?) 곡들을 선보였다. 확실히 홈런을 치며 데뷔했다는 느낌이다. '좋아해줘' 같은 곡은 대중적으로도 히트했다. 리스너들에게 자기의 음악을 깊이 각인시켰다. 다음 앨범도, 그다음 앨범도 좋았다. 특히 2집 <Don't You Worry Baby>에도 좋은 노래들이 많다. 'International Love Song'이나 'Love Shine' 같은 곡들이 그렇다.

내가 검정치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음악이 주는 독특한 감성이 첫 번째이겠지만, 사실 나는 그의 음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의 음악을 사랑한다. 특히 가사의 경우에는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느낌의 한국어 가사가 매력 포인트이다. 나는 영영 검정치마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좋아할 수 있다. 이런 느낌으로 나는 검정치마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그렇게 한동안 검정치마의 음악 속에 푹 젖어있었고, 한동안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검정치마의 음악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은 그가 새롭게 발표한 음악을 듣지 않은 채로 지냈다. (지난 몇 년, 나는 엔시티라는 아이돌 그룹에 빠져 지냈기 때문이다. 하하하!)

그러던 중, 얼마 전, 이번에도 역시 남동생의 추천으로 스포티파이 앱을 깔았고. 오? 무료로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니! 기뻐했고, 아마도 음악 추천을 위해, 좋아하는 뮤지션을 골라보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첫 번째로 검정치마를 꼽았다. (이상하게도 내 음악적 정체성을 묻는 질문 앞에서는 선뜻 "엔시티!"를 외치지 못했다. 하하하!)


그리고 여전히 여전한, 검정치마의 음악을 들었다. 2022년에 발표한, 대만 가수와 함께 불렀다는, 'DREAM LIKE ME'.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왠지 마음의 어떤 부분을 건드리는, 여전한 그 분위기가 반가웠다. 나와 동갑인 그가, 마치 세월의 풍화 따위는 장풍으로 '반사!'해 버린 듯, 촉촉한 그 감성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고마워요, 검정치마. 함께 나이 들어가서. 여전히 여전해서. 나도 계속 말랑말랑해 볼게요.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나는 되뇌었다. 어떤 가수와 함께 나이 들어갈 수 있음에, 그리고 여전한 그의 감성을 여전한 나의 감성으로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하여 엔시티 얘기를 쓰려다 검정치마 조휴일 이야기로 끝나버린 오늘의 에세이다. 미안해요, 엔시티! 다음에는 꼭 소재로 삼을게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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