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나무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오며 인사를 건낸다. "실장님 이번에도 또 늦었어요. 제가 다른 사람 기다릴 군번은 아닌데... 시간 약속좀 지키세요 제발."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제법 날씬한 남자가 들어오며 사과를 한다. "죄송합니다. 오늘길에 차가 막혀서.." "실장님... 일을 잘하시니까 제가 넘어가는게 겁니다. 어떻게 매번 지각을 하세요...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같이 일하는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거 참... 다음에는 이러시면 혼낼거에요" J가 호탕하게 웃는다. 마치 이 남자가 약속에 늦을 것을 계산하고 일정은 잡은 것처럼 실장의 지각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다.
"네 실장님 그래서 아까 하시고 싶던 말씀이.. 어떻게 되세요? 손님이 계셔서 자세히 이야기를 못 들었습니다." "머메이드 클럽 직원이 하나 죽었습니다. 어제 밤에," "죽었다고요? 어떻게요?"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길에 쓰러졌나 봅니다. 그리고 나서는 저 체온으로 죽은 것 같고요. 그리고 경찰이 순찰돌다가 발견을 했습니다." J가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며 이야기를 한다. "혹시 다른 특이 사항은 있으세요? 누구 손을 탔다던가 ... 해꼬지 하거나 한것들요." 실장이 침착한 목소리로 답변을 한다. "대표님 특별한 것 없습니다. 인어 후보생이라문제 될것 하나 없습니다. " "그런거야 실장님께서 알아서 잘하시니까... 걱정은 없는데 혹시 사진 있습니까? 몇살이라고 했죠?"
실장은 주머니에서 파란 가죽으로 덮혀진 작은 공책 하나를 꺼낸다. 대략 20장이 넘는 장을 넘긴 이후에 죽은 사진이 붙어 있는 장을 찾아 낸다. 증명사진이 한장 붙어 있고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무언가가 적혀있다. 그리고 그 수첩을 J에게 건낸다.
"김혜선,, 17세,, 이름 이쁘네, 얼굴도 이쁘고 이 근처 학교 다니네요? 아버지랑 같이 살고 있고 어머니는 같이 안 계시고... 사연이 많네요. 우리 실장님 참 스카우팅 능력은 대단하셔, 이친구 어떻게 찾은거에요?" 김실장이 답변한다. "어쩌다 보니 찾았습니다" J가 웃음을 짓는다. "아직도 비밀이 있으시네 뭐 영업 비밀이니 인정합니다만 조금 섭섭합니다." J는 노트에 적힌 내용을 계속 읽는다.
"신체 요건: 빼어남 선이 이쁘고 피부톤이 매력적임.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 외모. 조금만 꾸미면 자질이 보임. 기술적 영역: 큰 무대에 서기에는 재능과 기운 그리고 말솜씨가 부족함. 선천적인 재능 부족으로 노력을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음."
"정신적 영역: 가정 불화로 인하여 남성에 대한 거부감이 있음. 하지만 가부장적인 아버지 때문에 남자에 종속적인경향을 보임. 빨리 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경제적 독립을 원함. 기타 주변요소: 완벽한 아버지. 총평 b+ 아쉬운 친구네요 이거 참.... " J는 입에서 담배를 물고 불을 붙힌다. "실장님도 한대 피시겠어요?" 실장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담배는 끊었다는 제스처를 보인다. "아쉽기는 하지만 벌어진 일은 수습을 해야하니 실장님 이친구 아버지 만나 보셨나요.? 저희 가게 한번 들린적이 있으신가요?" "예전에 저희 가게에 한번 들린적 있습니다."
"그럼 조금 말이 쉽게 통할 것 같고 실장님이 잘 챙겨 주세요. 가게로 한번 더 불러서 이야기 좀 나누고 섭섭지 않게 챙겨 드리고요. 음... 죽은 친구 지금 어디에 있어요?" "특별한 사인은 아니라 경찰쪽에서 추가로 조사하는 건 따로 없어서 지금 장래식 준비 중입니다."
J가 입에 담배를 물고 곰곰히 노트를 다시 쳐다 본다. "실장님, 오후에 아버지 만나 뵙고 장래식은 저희쪽에서 지원 해준다고 하세요. 일하면서 생긴,, 뭐조 이거 산재 ? 이런 명목으로 해서요. 장래식장이랑 잡으면 연락 저에게 따로 주시고요. 그 어디냐 남산 밑에 거기가 좋겠는데 부탁좀 드리겠습니다."
J가 바지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어느 번호로 통화를 건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담배를 쳐다보며 쓸대 없기 불을 끄는 시늉을 한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J입니다. 잘 지내시죠?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 늦은시간이니 점심은 하셨겠네요. 네네 네네 언제 저랑 식사 같이 한번 하시죠. 일본에서 쉐프 한명이 출장 나온다는데 일식 좋아하시자나요? 네네 네네 그럼 준비 하겠습니다." J가 입이 마른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낸다. "이사님 제가 전화 드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원하시던 상품이 우연히 들어오게 되어서요. 원래 이렇게 계획 없이 연락을 드리지 않는데... 죄송합니다. 그래도 워낙 상품이 좋아서요." J가 마시고 잔의 태두리에 있는 살짝 얼은 물을 혀로 핥기 시작한다. 잠깐의 통화 그리고 정적이 흐른다.
"네 이사님 시간은 3일정도 있으니까 그전에 연락 부탁 드리겠습니다. 위치는 아직 안 정해졌는데 남산 밑에 그곳으로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동행인요? 신분이 확실 해야,, 아! 그때 그 어르신이면 괜찮죠. 그럼 두분 오시는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장소 확정되면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사님이번에 진행하시는 프로젝트 그건은 식사 하시면서 이야기하시죠. 네 네 감사합니다"
J는 목이 타는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서 컵에 다시 따른다. "빌어먹을 영감 아주 신이났어."
"혜선씨 화이팅!" J가 혼잣말을 중얼 거리며 주머니에서 팬을 꺼내 김살장의 노트에 적혀있는 B+라는 글짜를 거칠게 지워 버린다. 그리고 그 옆에 A0라는 글씨를 다시 적는다.
"실장님 오후에 아버지 만나 보시고 장래식장은 남산 밑으로 잡아 주세요. 저는 공기 맑은 곳이 좋아서,, 변동 사항있으면 말씀 해주시고요. "
"네 대표님 조취 취하겟습니다. 필요하신 것 있으시면 연락 부탁 드립니다."
실장은 밖으로 나가고 나무문이 굳게 다시 닫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