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에 기어코 찾아오는 자들이여

난 그들을 길잡이라 부른다.

by 이선



굽이치는 강물이 그리 만들었는지 세상과 척을 지고 싶던 건지 기어코 바라던 외딴섬이 되었다.

섬으로 들어올 수 있는 다리는 모조리 다 끊어버린 지 오래다.

볼품없이 가시덩굴만 가득한 섬이다 볼거리라곤 하나 없다.


모자람 뿐인 섬에 수년에 한번 꼴로 굳이 위태로이 징검다리 하나하나 달아 섬으로 오겠다 하는 자들이 있다. 들어오지 말라 밀어내도 이따금 찾아오는 그들은 빙그레 웃으며 이어질 징검다리 거리를 가지러 사라진다.


나는 그들을 길잡이라 부른다.


길잡이들은 기어코 섬에 발을 딛는 것과는 모순스럽게 마침내 도착한 섬에선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불평도 칭찬도 없이 그저 섬에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기도 가시에 슬쩍슬쩍 베이기도 하며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극상스럽게 밀어내던 외딴섬은 슬며시 그들을 들여보낸다. 섬은 아무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종종 찾아오던 길잡이들은 아무 반응 없는 섬 몸뚱이에 당연스레 시큰둥 해진 건지 그들이 건너온 징검다리는 쓸모가 없어지기도 태풍에 떠내려가기도 이끼가 가득하기도 하다.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없다.


섬은 생각한다.

떠나간 그들에게 여전한 가시가 아니라 시원한 그늘이라도 내주어볼걸.

떠나간 길잡이는 말이 없다.


남은 길잡이들은 징검다리로는 모자랐는지 튼튼한 가교를 만들었다.

튼튼한 가교를 만들었음에도 그들은 쉬이 섬에 들락거리지 않았다.

들린다 한들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머무르다 간다.


섬은 매일 가교를 바라본다.

길잡이들이 만들어놓은 튼튼한 가교.

길잡이들에 수고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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