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비싸서 못 사고, 무서워서 못 사고

by 이 작가

2021년 초 처음 주식시장에 발을 들였을 때 국내 시장 분위기는 코스피 3천, 코스닥 1천을 돌파하면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10만 전자가 된다는 장밋빛 전망에 한껏 들떠 있었다. 미국 시장도 코로나로 바닥을 찍은 후 수직 상승하며 S&P 500 지수가 곧 5천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았다. 이후 7월 들어 국내 시장은 상승세가 일찌감치 꺾였지만, 미국 시장은 S&P 500 지수가 70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유례없는 상승장으로 2021년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2022년 1월 1일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미국 시장이 연일 하락에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나스닥은 고점 대비 14%, S&P는 7%가량 떨어졌다. 배당 ETF는 하락폭이 조금 덜 한 편이지만, 꿈과 희망을 담은 미래 성장 섹터의 ETF는 고점 대비 15~30%가량 하락한 것 같다.


벌써부터 나스닥이 닷컴 버블 때처럼 40%가 폭락하고 코로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의 터널도 끝이 보이지 않고, 급증하는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상 폭도 커지고, 횟수도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고 한다. 1월 27일 FOMC 회의를 사흘 앞두고 시장 분위기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작년 S&P 500 지수가 70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토록 많은 전문가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각종 통계를 가지고 분석하고, 예측했지만 불과 한 달 뒤 지금과 같은 폭락을 예견한 전문가는 없었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지 새삼 깨닫는다.


2020년에 코로나가 발생하고 반토막 났던 주식시장이 곧 V자 반등하는 것을 보고,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다'라고 아쉬워했다. 뒤늦게 주식투자에 뛰어들었지만, '나까지 들어왔으니 이제 고점'이 아닐까 주식을 매수할 때마다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러면서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시장을 보면서 '가지고 있던 여유자금을 한 번에 넣었어야 했나' 후회를 하기도 했다.


지금 나는 말로만 듣던 본격적인 하락장 초입에 와 있다. 아직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도 않았는데 나스닥은 이미 2021년 연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내일이면 더 하락할 것 같아 주식을 사는 것이 두렵다. 주가가 올라가도, 내려가도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을 하는 것은 두렵다.


만약 내가 코로나 발생 한 달 전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면, 유례없는 극심한 변동성을 견뎌내고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까? 지난 3주간 쭉쭉 내려가는 장대 음봉을 겪어보니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투자란 무엇일까? 나의 운명을 불확실한 곳에 맡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마음을 지켜내야 하는가? 돈을 좇지만 돈에 초연해야 하는 것일까? 돈을 욕망하지만 돈이 없어도 된다는 마음 이어야 할까? 이러한 모순된 두 가지의 마음을 한 그릇에 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욕심과 두려움과 싸워야 할까? 나도 언젠가 '돈을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룰 수 있게' 될까?


다시금 내 투자 원칙을 되뇌어 본다. 너무나 간단하며, 지키는데 한 달에 10분밖에 들지 않지만 욕심과 두려움을 이겨내야 실행할 수 있다.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되, 조금 많이 떨어진 것 같으면 한 달 분의 투자금을 더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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