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공주와 짜장면의 상관관계

아니 편하게들 골라

by 케잌

1. 여자 아이들이 핑크 공주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2.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여자 애들은 핑크색을 좋아한다. 남자 애들이 으레 공룡이나 자동차를 좋아하듯이.

3. 정말 강요한 적도 없는데 그렇게 되는 걸 보면 남녀가 다르긴 다른가보다.

4. 유아용 콘텐츠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자 캐릭터 - 엄마 상어(핑크퐁), 루피(뽀로로), 하트(타요), 엠버(로보카폴리), 아리(슈퍼윙스), 비키(고고 다이노)- 는 모두 핑크색이다*. 그게 뭐.

5. 백화점의 ‘여아’ 섹션에 있는 의류, 신발, 가방도 역시 분홍 일색이다. 그게 뭐.

6. 어쩌다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날 주변 사람들이 하나 같이 ‘오늘 예쁜 공주님이네’라고 유난스럽게 칭찬을 해줬다. 그게 뭐.

7. 헐렁한 티와 바지를 입고 신나게 뛰어놀았더니 ‘아유, 생긴 건 공주님인데 의외로 터프하네’라는 말을 들었다. 그게 뭐.

8. 파란 공룡 부츠를 갖고 싶다고 골랐더니 ‘정말 그거 신을 거야? 이 분홍 구두는 어때?’라고 엄마가 물었다. 그게 뭐.

9. 핑크색을 좋아하는 건 아무 잘못이 없지만, 분홍색을 좋아하게 된 것이 정말 자연스러운 일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10. 신입사원들이 이상하게 부서 회식 때마다 짜장면을 시키는 것처럼. 거참, 탕수육 먹어도 된다니까.



* 참고로 아이들은 세 살만 되어도 남녀를 구분하고, 자기와 유사한 대상을 모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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