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도, 허리도, 발바닥도, 에코백도 힘들었지만

나는 행복했던 하루

by 케잌

1. 발을 들이는 순간 즉시 행복감을 주는 공간이 있다.

2. 나에게는 (읽고 싶은) 책이 많은 곳이 바로 그런 공간 중 하나다.

3. 코엑스에서 진행된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장에 들어선 순간 '이제부터 신나는 일이 벌어질 거야'라는 기분이 되어버렸다.

4. 그래서인지 이후 계속 걸어 다녀야 하는 일정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데도 허리가 휘고 어깨가 주저앉을 정도로 많은 책들을 가방에 주어 담고 말았다.

5. 좋아하는 책의 작가님이 부스에 계셔서 웃으며 인사하다가 '강추'하신다는 새 책 한 권을 홀린 듯이 사버렸다(실제로 매우 기발하고 재미있는 책이어서 마음에 든다).

6. 외마디 비명처럼 욕을 뱉어 버릴 만큼(?)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났다. 이건 놓칠 수 없지.

7. 사려고 했는데 깜박 잊고 있었던 책이 마침 매대에 놓여 있었다. 운명이 아니라면 뭔가?

8. 나중에 인터넷으로 사도 될 것 같은 책이어도, 내가 이 출판사를/작가님을/책을/이 만남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굳이 또 한 권을 집어 든다.

9. 이래서 사야 하고, 저래서 사야 하는 책들을 오늘 꼭 그렇게 바리바리 다 샀어야 했느냐고 묻는다면,

10. 그렇다고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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