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산책이 남긴 생각

괜찮다

by 케잌

1.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할 때 지갑과 얇은 책과 우산만 챙겨서 집을 나섰다.

2. 집 안의 모든 공기가 견딜 수 없이 습하고 불쾌하게 느껴지던 터였다.

3. 비 오는 평일 오후 산책로를 걷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오랜만에 머릿 속도 한산했다.

4. ‘네가 인생에서 바라는 것은 모두 이루게 될 거야. 단지 그것들이 한꺼번에, 지금 당장 오지는 않을 뿐이야’라는 말이 느닷없이 떠올랐다.

5. 그리고 어제 처음 본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나온 ‘별일이 아니다’라는 대사도.

6. 이 말들을 번갈아가며 머릿속에서 곱씹어 보있다.

7. 나는 결국 인생에서 진짜로 바라는 것들은 얻게 될 것이다. 그 방향으로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나아갈 테니까.

8. 그 과정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하지도, 내가 정말 원하는 것도 아닌 것들을 놓아버리는 것은 별일이 아니다.

9. 목소리가 들릴 만한 거리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입 밖으로 조용히 말해봤다.

10.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