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도 있는 거지
1. 처음 만난 누군가랑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는 와중에 상대방이 요즘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다.
2. 예고 없는 눈물에 놀라긴 했지만 또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3. 사는 건 누구에게나 조금씩 힘들기 마련이고, 잘 버티다가도 도무지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날이 불쑥 찾아오기도 하니까.
4.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의도도 맥락도 분위기도 상관없이 그냥 울어버린 경험이 나에게도 있다.
5. 꾹꾹 눌러둔 눈물은 인정사정없이 자기 나오고 싶을 때 왈칵 나와 버린다.
6. 잘 모르는 타인의 눈물은 조금 거리를 두고 받아들일 수 있다.
7. 내가 더 힘들다고 우길 필요도, 어떻게든 위로를 해야 한다는 부채감에 아무 말이나 던질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8. 그저 가만히 울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려 준다.
9. 실컷 울었기에 지나올 수 있었던 시절이 있다.
10. 땀을 쭉 빼고 감기가 낫듯, 오늘 만난 그분도 눈물을 뺀 자리에 기운이 조금 들어찼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