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멀티버스도 때려 부수지

닥터 스트레인지는 정말 스트레인지

by 케잌

1.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고 '나만 이상한가?' 싶은 포인트를 발견했다.

2. 완다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인생을 소망하며 멀티버스를 다 때려 부수는 설정 말이다.

3. 스토리 상 전형적인 모성보다는 소중한 관계에 대한 욕망으로 해석하는 편이 맞을 수도 있고, 마블의 많은 캐릭터들이 결국 연인이든 가족이든 사랑이라는 강렬한 감정을 바탕으로 세계를 구하고 망가뜨린다는 점을 놓고 보자면 특별히 튀는 설정이라 보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4. 하지만 어찌 됐건 영화 전반에 걸쳐 강하게 배어 있는 '엄마'라는 정체성으로 인해 영화를 보고 나서 미디어에서 비치는, 혹은 사회가 인식하는 모성애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5. '모성'이라는 이름 하에 엄마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기대하는 행위에는 제약이 없는 것 같다. 멀티버스 수십 개 망가뜨리는 거야 일도 아니지.

6. 사랑은 강렬한 감정임에는 틀림없다.

7. 하지만 연인 간의 사랑이 한치의 변함없이 들끓는 상태로 유지되기를 기대하지 않는 반면, '어머니의 사랑'은 그 강도나 지속성에 있어서 잠시의 흔들림도 허용하지 않는 것 같다.

8. 모성도 결국 사람이 가지는 감정인데, 그것만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어떤 '신성'을 가지기를 기대하는 것 아닌가 싶다.

9. 높고 높은 하늘보다 더 높고, 넓고 넓은 바다보다 더 넓은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노래를 듣고 있자면, 정말 그렇다기보다는 그래야 한다는 외침같이 들리기도 한다.

10. 자꾸 멀티버스를 때려 부수는 엄마들이 나와서 모성이란 원래 그런 거라고 강조하는 걸 듣고 있자니 상당히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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