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다 과해

끓어 넘치는 에너지의 한가운데

by 케잌

1. 매미가 운다.

2. 쩌렁쩌렁 귀가 얼얼할 정도의 매미소리를 들으면 여름 한복판에 있는 게 실감이 난다.

3. 동네 아이들은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들고 이 나무 저 나무로 뛰어다닌다.

4. 내 눈엔 도무지 보이지 않는데 용케도 채집통 가득 매미가 차기 시작한다.

5. 나무 그늘 아래 구석 명당자리마다 고양이들이 늘어져라 낮잠을 잔다.

6. 어느새 식구가 잔뜩 늘어 못 보던 아깽이들이 오물오물 조물조물 지나간 자리마다 귀여움을 잔뜩 묻혀 놓는다.

7. 잔뜩 수가 늘어난 건 귀여운 존재들 뿐만은 아니어서 모기고 파리고 초파리고 간에 온갖 생명이 넘쳐난다.

8. 시끄럽고 풍성하고 에너지가 한가득 흘러넘친다.

9. 뭐든지 조금 과하다.

10. 이 들끓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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