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까지 대신 쉬어줄 기세
1. 한번 편안함에 익숙해진 몸은 그 전으로 돌아가기가 영 어렵다.
2. 내비게이션과 건조기와 새벽 배송 이전의 삶은 상상할 수가 없다.
3. 예전에는 좀 불편했지,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렇게는 더 이상 살 수가 없을 것 같다.
4. 우습다. 있기 전에는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편의이고, 없이도 잘 살았으면서 말이다.
5. 휴대폰 없이 약속 장소에서 마냥 상대를 기다렸다고?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오프라인으로 사서 직접 들고 왔다고?
6.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바뀌어 버린 내 행동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다.
7. 친한 이의 전화번호를 비롯해서 그 어떤 것도 공들여 기억하려 하지 않고, 일이 처리되는 속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도무지 기다리려 들지 않는다.
8. 얼마 전에 쓰레기를 뭉쳐서 내다 버리면 알아서 분리수거를 해주겠다는 서비스의 광고를 보고 침통한 기분마저 들었다.
9. 이렇게까지 편해지고 싶지 않은데, 마법 같은 서비스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눈감은 채 한없이 편하게 살고 싶지 않은데.
10. 그렇게까지 해서 세이브한 나의 마음과 에너지는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에 쓰이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