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하나쯤은 할 줄 알아야지
1. 어릴 때 잠시 경상남도 진주에서 산 적이 있다.
2. 진주는 경상도 내에서도 사투리가 진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3. 나는 그때까지 줄곧 수도권에서 나고 자랐지만 부모님 고향이 모두 경상도이기 때문에 사투리에 나름 조기 노출이 되어 있었다.
4. 알아듣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거란 생각에 편하게 등교를 했는데 도무지 뭐라는지 모르겠어서 정신이 아득했던 기억이 난다.
5. 고마(그냥), 응가(언니), 짜달시리(별로), 단디(제대로) 등 단어 자체가 생소한 경우도 있지만, 표준어로 쓰여 있는 교과서를 읽을 때도 억양이나 특유의 발음 때문에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6. 가정 시간에 섬유의 특성에 대해 배우는데 사투리가 특히 심하셨던 선생님께서 헙섭성(흡습성)과 투섭성(투습성)에 대해 설명하실 때, 나는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다.
7. 친절하고 열정적으로 나에게 사투리를 전수해 주던 친구들 덕분에 곧 네이티브에 가까운 진주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시절은 아주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8. 서울로 다시 돌아온 지 20년이 넘은 지금 문득 사투리가 그리워진다.
9. 듣기 실력은 여전하지만 말하기는 종종 친구들에게 '그기 아이다(틀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10. 이렇게 사투리를 못하는 사람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 지금부터 다시 맹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