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은 아니지만
1.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을 좋아한다.
2. 여성복에는 주머니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무늬뿐인 경우가 많아서 주머니에 손을 많이 못 넣어봤다.
3. 게다가 어릴 땐 어른 앞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당장 빼라고 혼이 나곤 했다.
4. 이젠 날더러 버르장머리 없다고 지적할 사람도 없으니 당당하게 손을 찔러 넣고 걷는다.
5. 청바지처럼 손을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꽂아 넣는 거 말고 약간 사선으로 찔러 넣는 바지가 좋다.
6. 그 각도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건들건들 걷기에 딱 맞다.
7. 그리고 역시 주머니는 손목까지 쑤욱 들어갈 수 있도록 크고 깊은 것이 좋다.
8.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으면 기분이 편안해진다.
9. ‘에잇, 괜찮아! 뭐 어때!’라는 마음을 주머니 안에 항상 넣고 다니는 상상을 한다.
10. 조급한 마음이 들 때마다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다 괜찮아질 것 같고, 세상 큰일이라곤 없는 것처럼 익살맞은 기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