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병명을 찾았다!

행복 염려증

by 케잌

1.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고 한다.

2. 심지어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적혀있는 내용이다.

3.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다양한 욕구들의 근원은 결국 행복하고 싶다는 욕망이라고 한다.

4. 행복추구권이라는 말은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이다.

5. 행복을 그렇게나 강렬하게 추구하고 당연하게 인정하면서, 정작 행복이란 뭔지 어떻게 하면 행복한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6. ‘행복’은 ‘사랑’이나 ‘자유’와 같은 말들과 함께 너무나 거창하고 대단하고 ‘큰’ 단어처럼 느껴져서 어디에 어떻게 써도 조금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7. 소확행을 말할 때에는 소소하고 즉각적인 만족 상태를 뜻하다가도 삶의 궁극적인 목표로서의 행복이라 할 때에는 도무지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고, 바로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다가도 일생에 거쳐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목표라고 하기도 한다.

8. 어딘가에 더 나은 삶이 있고, 자신이 충분히 노력한다면 행복한 삶을 성취할 수 있다는 말은 거대한 함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심리학자 에드가 카바나스).

9. 충분히 행복하지 않으면 뭔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행복 염려증’이라고 하기도 한다는데, 아무래도 내가 행복 염려증에 단단히 걸렸지 싶다.

10. 뭔지도 모르면서 뭘 그렇게 죽자고 행복하겠다고 덤볐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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