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속 화초 같은 내 인성

그럼 온실이라도 잘 가꿔야지 뭐

by 케잌

1. 뭐 하나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는 하루였다.

2.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급박한 위기상황들을 연속해서 헤쳐 나가려니 여간 피곤한 게 아니었다.

3. 중요한 서류를 깜박하고, 약속 시간을 잘못 아는 바람에 숨차게 달려가야 했고, 맘은 급한데 빨리빨리 처리되지 않는 여러 프로세스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도 여러 번 해야 했다.

4. 어느 정도 일이 해결이 되고 난 뒤에도 마음이 쉽게 진정되질 않았다.

5. 뒤늦게 내가 어떻게 그 상황을 대처했는지 복기해보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6. 위기상황에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는 말도 떠올라서 더더욱 싫었는데, 그 말 대로라면 나는 정말 별로인 사람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7.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함과 여유와 배려를 잃지 않는 사람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러지 못한다.

8. 쉽게 긴장하고, 조급해지고, 감정이 예민하고, 잘 주눅 들기 때문이다.

9. 그런 나에 대해 계속 실망하고 있기보다는, 내가 긴장하지 않고 조급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최대한 만들어 주기로 했다.

10. ‘괜찮은 나’는 타고난 인성뿐 아니라 내가 스스로에게 구축해 둔 환경이 만들어 낸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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