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네입니까 아니오 입니까

그렇지 않다고 할 수만은 없는 그런 것입니까

by 케잌

1. 업무 상 이메일만 주고받다가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할 때면, 상대로부터 ‘어? 남자분인 줄 알았는데…’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2. 이름이 ‘중성적’이기도 하고, 메일의 어투가 사무적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3. 나의 성별을 아는 사람들은 종종 나의 문자나 메일을 보고 화가 났느냐고 묻는다.

4. 감정이 전혀 섞이지 않은 문장을 써도 그렇다.

5. 아니, 어쩌면 별다른 감정 없이 짧고 딱딱해 보이는 말투여서인 것 같기도 하다.

6. ‘요, 용, 물결, 또는 ㅎㅎ’로 끝나지 않는 대화 때문에 나는 종종 오해를 받는다.

7. 안부를 물으며 시작해서 다정한 말을 잔뜩 넣은 메일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 상 커뮤니케이션에서 나는 글자 수가 최소인 것을 선호한다.

8.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와 같은 말보다는 뚝 잘라서 ‘네, 아니요’라고 말하고, 애써 돌려 말하는 사람에게는 ‘그래서 네입니까 아니오 입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9. 차갑게 굴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게 힘들이지 않고 내용만 짧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내 버전의 친절이기 때문에 그렇다.

10. 사랑해용~~~ㅎㅎ와 같은 말과 끝나지 않는 아무 말 대잔치 수다는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만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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