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과 다름없는 날

지어낸 이야기

by 케잌

1.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

2. 평소와 다른 것이 있다면, 그날은 나의 생일이었고 생일이면 으레 제일 먼저 축하 문자를 보내던 친구 A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었다는 것이다.

3. 별일이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는데.

4. A에게서 전화가 온건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였다.

5. ‘아이고, 너도 이제 나이 드니까 내 생일도 깜박하나 보네.’

6. 원래 주로 농담을 던지는 쪽은 A였지 내가 아니었는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A의 말투에는 장난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7. ‘나… 오늘이 너의 몇 번째 생일인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났어. 그뿐이 아냐, 내 나이도, 주변의 그 누구의 나이도 기억이 나지 않아.’

8. ‘뜬금없이 그게 뭔 소리야…’

9. ‘너 몇 살이니?’

10. 여느 날과 다를 것 하나 없었던 오늘, 세상에서 나이에 대한 기억이 전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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