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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솔지책 Aug 02. 2021

책만 읽었을 뿐인데 취함

알코올 유발 주의해야 하는 책들



1. 권여선, 《오늘 뭐 먹지?》(한겨레출판, 2018)

제육볶음이랑 두부 아니냐고요 반주 각 아니냐고요

— 소설로 난리 나는 권여선 작가는 소문난 애주가입니다. 음식은 모르겠지만 '아, 내가 안주는...' 하면서 술 먹으며 곁들인 음식에 대해 쓴 게 바로 이 책입니다.

— 약간 무슨 감성이냐면요. 아, 오늘은 진짜 딱 저녁만 먹고 가야지! 결심하게 되는 그 저녁 같은 책이에요.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은 어느새 일곱 잔이 되고, 한 병 두 병 넘어가는 술병... 네, 뭐 그렇게 술과 음식을 함께 불러버리는 책입니다. 술도 좋아하고 글도 좋아하고 음식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사질러버린 뒤 2차 노래를 부르게 만드는 아주 불온한 책... (10시 제한은 이런 이유로 안타깝습니다..)



2. 김혼비, 《아무튼, 술》(제철소, 2019)

표지부터 소맥임

—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로 세상에 이름을 당당히 알린 김혼비 작가가 한 권 내내 술 얘기만 하는 책입니다. 게다가 작고 경쾌한 아무튼 시리즈로 나왔습니다. 그러니 을매나 좋겠습니까..

— 역시 너무 유명한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은 진짜 밤 열두 시 감성이라 뺄 수가 없었어요.. 그 왜 여기서 집에 안 가면 이제 막 마셔야 되는 그 기로에 있는 책이랄까요.. 에라 모르겠다의 서막을 올리는 그때 같은 책입니다. 실제로 집에 잘 안 들어가시고 그렇게 취하시는 바람에 일요일을 많이 잃어버리신다고 해요. 금요일 토요일에 부어라 마셔라 하며 헤롱대며 아침 일찍 귀가하던 날들이 자꾸 스쳐가며 입맛 다시게 되는 책입니다. 아, 정말 호시절이었어요..



3. 김현경, 장하련, 재은,  《취하지 않고서야》(흔, 2018)

표지부터 새벽 세 시

— 이 책은 독립출판물로 먼저 접했던 책인데, 어느 날 보니 출판사 '흔'에서 책이 나와 있더라고요. 어쨌든 표지와 문안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 깜깜한 새벽과 술과 감성이 어우러진 책입니다.

— 내가 인간인지 술인지 혼란스러워지는 새벽 세 시 감성이라 할 수 있겠어요. 오늘도 집에 가긴 글렀네, 하면서 마지막으로 찾아간 술집에서 술 마시며 느끼는 약간의 멜랑콜리한 감정들이 잘 담겨 있달까요. 그러니 대낮보다는 밤에 읽으면 아주 아주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성에 젖고 싶은 분들 알코올 대신 이 책에 빠져봐요..




술 얘기를 했더니 술을 마시고 싶어지지만.. 참으십쇼. 과음은 몸에 해롭습니다, 여러분.

20000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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